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4선 의원인 김기현 후보가 새 대표로 당선됐다. ‘당원 투표 100%’ 방식으로 진행된 대표 경선에서 김 후보는 52.93%의 득표율을 기록해 결선 없이 1차에서 승리했다. 최고위원도 모두 친윤계로 분류되는 인사들로 채워졌다.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당원의 선택으로 평가된다. 김 신임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민생을 살려내 총선 승리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면서 “연대·포용·탕평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축사에서 “나라의 위기, 당의 위기를 자신의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으로 2016년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7년 만에 전당대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를 만들어가자”면서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 추진 의지를 밝혔다. 여당의 정상 지도부 체제가 복원됨으로써 윤 대통령의 집권 초·중반 국정 동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전당대회는 ‘윤심(尹心)’ 및 대통령실 개입 논란으로 당내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김 대표의 울산 땅 투기 의혹 등으로 얼룩졌다. 진흙탕 싸움이 계속됐던 경선의 후유증을 털어내고 당내 결속을 도모하는 과제가 김 대표 앞에 놓였다. 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는 이날 김 대표의 당선 결과가 발표되자 박수를 보내며 승복 의사를 밝혔다.
여당의 새 지도부는 경제 살리기 및 민생 입법 등을 통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함으로써 유능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들뿐 아니라 국정 발목을 잡는 거대 야당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대통령실과 여당의 수평적 관계를 재정립하면서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책무는 집권당으로서 국민을 위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는 책임 정치를 펴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나라의 미래를 위해 추진하는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국정 운영과 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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