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문 옥스퍼드 대학에서 교수와 학생 간 연애가 금지된다.
6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옥스퍼드대는 새로 마련된 교칙에 따라 교수가 학생과 연인관계로 발전할 경우 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칙은 내달 17일부터 시행된다.
대학은 이 규정이 학생에게 책임이 있는 모든 교강사에게 적용된다며 이밖에 교직원들도 학생들과 연애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현재 옥스퍼드대는 교수와 학생 사이 연애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지만, 되도록 지양하고 연인이 될 경우 일선 관리자에게 해당 사실을 밝히도록 하고 있다.
새로운 규정에는 교수나 교직원이 학생과 연애를 할 경우 아예 연애할 수 없도록 차단하거나, 해당 사실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학은 이미 교수나 교직원이 학생과 연인인 경우, 이들이 해당 학생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은 지난 몇 달간 여러 기관과 협의를 거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텔레그래프는 교내 성폭력 근절 운동을 벌이는 학생회 단체 ‘잇 해픈스 히어(It Happens Here)’가 교수와 학생 간 부적절한 관계를 금지하도록 대학 측에 요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2년 전부터 이러한 관계가 “권력의 불균형이나 특정 학생을 편애하는 문제를 유발해 대학 교육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교수가 성적을 평가하고 논문을 심사하는 등 권력을 악용해 제자에게 성관계를 강요하거나 차별대우 하는 이른바 ‘갑질’ 사건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최근 영미권에서는 교직원과 학생의 연애를 금지하는 대학이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 대학 중에서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노팅엄대가 앞서 사제 간 연애 금지 규정을 명문화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대와 예일대, 프린스턴대 등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 이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영국 고등교육 감독기관 학생지원센터(OfS)도 지난달 대학에서 학생에 대한 괴롭힘과 성폭력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 마련에 나섰다. 수전 랩워스 OfS 최고책임자는 “우리는 사적 관계에서 권력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으며, 비양심적인 직원들이 이를 악용해 학생들을 괴롭히거나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보공개법(FoI)에 근거해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옥스퍼드대에서는 지난 5년간 교직원의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고발하는 신고가 5건 접수됐다. 이 중 교직원 단 1명만이 해고됐다.
옥스퍼드대 측은 이번 새 교칙이 FoI 요청으로 공개된 정보에 대한 응답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전국학생연합이 약 20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는 사제 간 연애가 부적절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0% 이상은 교직원으로부터 최소 1번 이상 성적 행동을 경험했으며, 10% 이상은 교직원으로부터 불쾌한 신체적 접촉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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