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이 2017년 히말라야 단독 등반을 막은 데 이어 내달부터는 혼자 걷는 트레킹도 금지한다.
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외국인 등산객들이 혼자서 네팔 국립공원에서 트레킹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네팔 현지인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관광객들은 4월 1일부터 현지에 등록된 트레킹 업체를 통해 가이드나 짐꾼을 대동하고 트레킹에 나서야 한다.
이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약 240㎞ 길이의 안나푸르나 서킷을 포함해 국립공원 모든 레벨의 걷기 코스에 적용된다.
다만, 카트만두시 일대 등 히말라야 국립공원 밖에서는 얼마든지 혼자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이같은 규정 신설은 여행객들이 혼자 여행하다 실종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수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마니 R. 라미크하네 네팔 관광청 이사는 설명했다.
그는 “해마다 40~50명이 트레킹 중 실종된다”며 “혼자 트레킹하던 이들이 사망하면서 관광객들에게 네팔이 안전하지 않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네팔 정부는 2017년 에베레스트산을 포함한 산에서 등산객이 혼자 등반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당국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4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히말라야 국립공원을 찾았다. 이 가운데 약 4만6000명이 혼자 하이킹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트레킹을 제한하는 조치가 관광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홀로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던 일부 등산객들은 이번 새 규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현지인 가이드를 고용하면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라미크하네 이사는 “트레킹 비용이 올라가겠지만, 정부는 가이드 비용을 고정해두지 않고 열어뒀다”며 “트레킹 가이드 비용은 현재 하루에 25~50달러 정도로, 여행객들의 예산에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