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2년 연장’을 골자로 하는 프랑스 연금 개혁안이 상원을 통과한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하는 등 사회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 시간) 프랑스 상원은 15시간 넘게 이어진 토론 끝에 정년을 기존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한다는 조항을 통과시켰다. 연금 개혁에 우호적인 우파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찬성에 201표, 반대에 115표, 기권에 29표를 던졌다.
연금 개혁 입법 논의가 진행되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 역시 격화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에너지 부문 노조가 2024 파리 올림픽을 대비해 파리 외곽 생드니에 짓고 있는 올림픽 선수촌 건설 현장에 전기와 가스 공급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건설 현장 인근 데이터센터 3곳과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주변 상점에도 전기 공급을 차단했다. 에너지 부문 노조는 이틀 전에도 연금 개혁 주무 부처인 올리비에 뒤솝트 노동부 장관의 고향이자 그가 10년간 시장을 지낸 아노네이시에 전기 공급을 끊었다. 시위를 주도하는 노동총동맹(CGT) 측은 “대통령과 정부가 (연금 개혁) 계획을 철회하면 전기와 가스 부문 노동자들도 공공서비스와 공익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파업과 시위는 1월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열렸다.
한편 프랑스 상원은 이달 12일까지 나머지 조항에 대한 심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상원에서 연금 개혁안이 통과되더라도 지난달 하원이 법안을 심의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양원은 공동 위원회를 꾸려 새 법안을 마련한 뒤 다시 표결해야 한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연금 개혁안은 정년을 현행 62세에서 64세로 늦추고, 연금을 100% 수령하기 위해 필요한 납입 기간을 42년에서 43년으로 1년 연장하는 게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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