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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李 관련 5번째 죽음, 李대표 ‘방탄’ 행보 멈추고 자숙할 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최고위원회에서 자신의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전 모 씨가 숨진 것과 관련해 “검찰의 미친 칼질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검찰 수사를 맹비난했다. 이어 “주변을 먼지 털듯이 털고 주변의 주변의 주변까지 털어대니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견뎌내는가”라며 “그야말로 광기”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게 검찰의 과도한 수사 때문에 생긴 일이지 이재명 때문이냐”며 전 씨의 사망 책임까지 검찰에 돌렸다. 9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전 씨는 6쪽 분량의 유서에 이 대표를 향해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과 관련해 수십억 원의 후원금을 낸 네이버 관계자와 만났다는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전 씨의 진심이 담긴 마지막 고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강제동원 해법 강행 규탄 2차 범국민대회’에 민주당 지도부를 대동하고 참석하겠다고 한다. ‘반일’ 기치를 내건 거리 투쟁으로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체포동의안 ‘턱걸이 부결’ 이후 불거진 당내 갈등을 진정시키고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덮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제 탓은 전혀 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검찰과 윤석열 정권에 돌렸다. 이 대표에 대한 대장동 개발, 성남FC 후원금,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수사가 시작된 뒤 이와 관련해 모두 5명이 숨졌다. 숨진 전 씨는 ‘더 이상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유지를 남겼다고 한다. 비서실장 자격으로 2019년 5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모친상을 당했을 때 조문했던 것으로 알려진 그의 심적 고통을 짐작할 만하다.

이제라도 이 대표는 검찰을 탓하거나 주변 인물에게 책임을 미루는 행태를 접고 ‘모든 책임은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내가 진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지금은 장외 투쟁 등 ‘방탄’ 행보를 멈추고 책임을 통감하면서 반성하고 자숙해야 할 때다. 이 대표는 대선 당시 약속대로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고 수사에 성실히 임해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게 더 이상의 불행을 막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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