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대비 집값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던 송도신도시의 하락세가 둔화되는 것을 넘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하자 투자 수요 및 실수요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3월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서 거래된 아파트 22건 가운데 17건이 3개월 이내 거래된 직전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이뤄졌다. 반등하지 않은 나머지 5건 역시 직전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거래돼 1년 넘게 이어지던 실거래가 하락은 멈춘 상황이다.
송도 아파트 대부분은 2021년 최고점을 찍은 후,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까지 꾸준히 하락하다 최근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편한세상송도 전용면적 84.4㎡은 지난 3일 7억 1000만 원(28층)에 거래됐는데, 직전 3달 간 해당 면적에서 거래된 21건은 모두 5~6억 원 대였다. 최고가는 2021년 8월 거래된 10억 7500만 원(20층)이다.
한때는 10억 5000만 원(16층)까지 올랐던 송도SK뷰 84.7㎡ 역시 올해 1월 절반 수준인 5억 9000만 원까지(29층) 떨어졌었지만, 이번달에는 6억 9000만 원(8층)·7억 원(36층)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송도더샵센트럴시티 59.9㎡ 역시 지난 1월 이전 고가 대비 3억 7000만 원 하락한 5억 원(18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3월에는 5억 8000만 원(35층)까지 반등했다.
통계를 통해서도 송도 집값 하락세가 멈춘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도가 포함된 인천 연수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마지막 주부터 올해 1월 둘째 주까지 7주 연속으로 1.0% 이상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하지만 이후 낙폭이 급격히 줄며 3월 첫째주에는 주간 하락폭이 사실상 보합 수준인 -0.11%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 서울 강남3구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수치다.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송도는 급격히 하락한 집값 덕분에 급매는 물론이고 이보다 높은 가격에 나온 매물도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송도동 공인중개사 A는 “작년 말, 대출 이자 부담 등으로 시세 보다 상당히 낮게 호가가 나오자 갭투자자들과 실거주자들 모두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쌓였던 매물 일부가 소화됐다”며 "2월 이후에는 남아있던 급매가 거래되는 것을 넘어서서 소폭 오른 매물도 여전히 2년 전 가격의 60% 수준으로 낮다보니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21건이었던 송도동 아파트 거래는 1월에는 212건, 아직 집계가 남은 2월에는 345건까지 급증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송도는 투자 수요 및 실거주 수요가 유입되기 좋은 환경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송도는 GTX-B 노선으로 인한 교통 및 바이오 기업 추가 유입으로 인한 일자리 호재 등이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송도는 인천 내에서 우월한 입지와 꾸준한 호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집값이 특히 많이 떨어졌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급락한 집값이 저점이라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고, 임대차 실수요도 가격 부담이 줄어든 상황에서 매매로 나아가는 등 수요가 늘며 가격도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소장은 “현재 9억 원 이하 아파트가 대부분인 송도는 앞으로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한 매수 역시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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