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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일주일 남았는데…중국판 챗GPT 개발 ‘불안’[Weekly 월드]

16일 어니봇 출시 앞두고

휴일 반납하며 개발 몰두

반도체 수급난 등에 발목

개발 계획 축소 등 적신호

로빈 리 바이두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공개를 목전에 둔 중국의 인공지능(AI) 챗봇 ‘어니봇’이 여전히 기본적인 기능조차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바이두는 올해 초 본격화된 챗GPT 열풍에 맞춰 발빠르게 어니봇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악재에 발목이 잡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두의 어니봇 개발팀 소속 직원 수백 명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까지 반납하고 어니봇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바이두가 어니봇 출시를 약속한 시점은 이달 16일로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은 분위기다. WSJ은 “공개일이 임박했지만 어니봇은 아직도 훈련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기대하던 품질을 확보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수급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로 전세계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엔비디아로부터 고성능 칩을 공급 받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어니봇 개발 담당자들은 다른 부서에 엔비디아의 A100 등 고성능 칩을 요청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어니봇의 개발 속도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치자 개발 계획도 차츰 후퇴하고 있다. 영어와 중국어로 모두 대화가 가능하도록 개발하려던 초반 계획을 바꿔 일단 중국어 버전만 선보이기로 했다. 또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쳐 단계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바이두는 현재 400여개 이상의 중국 기업들과 어니봇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향후 이들 기업의 제품 등에서 어니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 어니봇의 기능을 향상시킨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두가 AI챗봇 ‘바드’를 무리하게 선보였다가 체면을 구긴 구글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앞서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투자한 챗GPT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자 급하게 바드를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바드가 시연에서 잘못된 답변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등 역풍을 맞았다. 이 일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무려 1000억 달러가 증발했다.

어니봇의 공개를 앞두고 바이두 내부도 뒤숭숭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어니봇이 성공적으로 출시된다면 최근 수년 간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바이두가 다시 주목받는 기술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어니봇의 실패 가능성을 우려한 일부 직원들은 회사 주식을 처분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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