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일본 여행을 가면 반드시 사오는 것 중 하나가 약이다. 그래서 주요 관광지의 약국과 돈키호테 등엔 한국인 쇼핑객들로 북적인다. 쓸어담는 약의 종류도 다양하다. 동전 모양의 파스부터 발을 쉬게 해준다는 파스, 위장에 좋다는 양배추즙 등등. 그리고 일본에서 ‘국민 감기약’으로 불리는 종합 감기약 ‘파브론 골드A(이하 파브론)’가 있다. 그런데 이 약이 미세하나마 마약 성분이 들어있고 부작용 위험까지 있다고 한다.
최근 대만 매체 이티투데이에 따르면 파브론에는 디히드로코데인이 포함돼 있다. 이는 아편에서 추출한 마약 성분인 코데인의 구조를 변형한 것으로 단일제만으로는 마약이다. 다만 다른 성분 세 가지와 혼합했을 땐 마약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약품으로 분류된다.
일본에서는 일반의약품이므로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돼 이 성분이 들어간 약을 사려면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 따라서 여행선물처럼 나눠주는 것 자체가 모두 불법이다.
제한이 엄격한 이유는 또 있다. 파브론에 포함된 디히드로코데인은 중추신경에 작용해 환자의 기침을 억제하기도 하지만 어린이의 호흡을 멈추게 할 위험도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 복용했다가는 혼수 및 사망을 초래할 부작용도 있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세 미만 소아, 18세 미만의 비만, 폐색성 수면 무호흡증후군, 중증 폐질환 등 환자에게는 복약을 금지하고 있다. 같은 성분이 포함된 삼야제약의 ‘코데날시럽’ 등도 국내에선 전문의약품이다.
그렇지만 다른 약들과 함께 ‘일본여행 필수 쇼핑 리스트’에 오르며 빈번하게 구매되고 온라인 해외 직구 사이트에서도 팔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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