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지난해 1611억달러(약 213조원)의 기록적 순이익을 냈다.
아람코는 12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전년대비 46%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9년 상장한 이래 최고의 실적이다. 지난해 4분기 배당금도 전분기대비 4% 늘어난 195억달러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기록적 실적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으며, 원유 판매량이 늘었을 뿐 아니라 정제마진도 좋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아람코의 순이익은 각각 882억달러, 1111억달러였다.
나세르 아민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예측할 수 있는 미래에도 석유와 가스는 필수적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원유 산업에 대한 투자 부족에 따르는 위험은 현실”이라고 말했다. 아람코는 지난해 하루 1150만 배럴 수준이었던 원유 생산량을 2027년까지 하루 1300만 배럴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자본 지출액도 지난해 376억달러에서 올해 450억~550억달러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AP통신은 아람코의 실적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 급등에 힘입어 작년 3분기에만 424억 달러의 기록적 순이익을 냈다”고 전했다. 국제 유가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까지 겪었지만, 전쟁 여파로 북해산 브렌트유가 지난해 6월 배럴당 139.13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제 유가는 작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배럴당 70~8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으나, 사우디가 이끄는 산유국 동맹(OPEC+)은 작년 11월부터 올 연말까지 하루 200만 배럴의 감산을 결정하며 가격 조정에 나섰다.
한편 국제앰네스티의 아그네스 칼라마드 사무총장은 아람코의 실적에 대해 “기후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인 화석연료 판매를 통해 1년에 161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은 충격적”이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가 상승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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