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지 3년 만에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마스크 없이 공개석상에 등장해 새 마스크 착용 지침의 시행을 알렸다. 다만 혼잡한 대중교통, 의료 기관 등 일부 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계속 권고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을 개인 판단에 맡기는 방침을 13일부터 시행했다. 원래도 일본에서 마스크 착용은 법적 의무가 아니었지만, 정부는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권장해왔다. 하지만 이날부터는 기차·버스·비행기 등 이동수단은 물론 슈퍼마켓·편의점, 학교 등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된다. 후생노동성은 새 마스크 착용 방침에 대해 "본인 의사에 반해 마스크 착용을 강요받지 않고 개인의 주체적 판단이 존중받도록 배려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정부는 의료 기관, 양로원, 혼잡한 대중교통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계속 권고하기로 했다. 고객과의 거리가 가까운 미용실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대부분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밀집도가 높은 공연장에서는 주최 측에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세븐일레븐 재팬, JP동일본, 도쿄 메트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등 일부 기업은 직원에 한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새 방침이 시행된 이날 기시다 총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관저에 출근했다. 이는 그와 동행한 경호 인력과 비서관들도 마찬가지였다. 기시다 총리는 취재진에 "나 스스로도 마스크를 벗는 순간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환기가 어려운 곳에서 혹은 양로원 방문 등 중증 위험이 높은 사람들과 대면할 때는 (마스크) 착용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이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답변할 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5월 8일부터는 코로나19의 감염증법상 분류를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5류'로 낮출 계획이다. 코로나19는 현재 결핵 및 사스(SARS)와 함께 2류 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다만 닛케이는 "5류로 강등돼도 바이러스의 성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며, 계절성 독감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의 전염성은 여전히 강하다"며 "향후 감염 대책의 필요성이 다시 높아지면 마스크 착용을 적극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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