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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도 英템스강처럼…오세훈 "수상버스 도입 검토"

오세훈 시장, 런던 리버버스 시찰

도입땐 잠실서 상암까지 20~30분

"실용·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연구"

'곤돌라' 조성사업은 신중히 접근

오세훈(앞줄 오른쪽 두번째) 서울시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템스강을 지나는 리버버스에서 수상버스 도입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런던=서울시공동취재단




유럽 출장길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영국 런던 템스강의 리버버스(river bus)와 같은 수상버스를 한강에도 도입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발표한 한강변 곤돌라 조성 사업은 런던 케이블카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13일(현지시간) 템스강 리버버스 탑승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런던에서) 제일 탐난다”며 “서울에 돌아가서 타당성 검토를 하겠다”고 답했다. 오 시장을 비롯한 서울시 주요 간부들은 이날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를 둘러보기 위해 템스강의 타워밀레니엄~노스그리니치 구간을 리버버스로 이동했다.

오 시장은 “우리도 1년에 몇 번 홍수날 때를 제외하면 얼마든지 기술적으로 (수상버스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잠실에서 여의도, 상암까지 저런 속도면 20~30분이면 주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류장도 10개 정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아이디어를 얻고 돌아가서 앞으로 실용적,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검토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템스강 리버버스는 1997년 템스강 재생과 새로운 여객 운송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한 ‘템스’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도입됐다.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최근 통근 목적의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하며 2018년 기준 연간 약 104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1대 당 100~150명이 이용할 수 있으며 운임료는 약 10 파운드(1만 5000 원) 수준에 주행 속도는 시속 50km 정도다.

서울시는 한강 수변 거점을 연계하는 새로운 이동수단을 도입하기 위해 런던 리버버스를 연구해왔다. 하지만 오 시장이 2007년 한강르네상스 민자 사업으로 도입한 수상택시가 이용자로부터 외면받고 적자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2019년 8월 기준 수상택시 하루 평균 이용자는 5 명에 불과했고 매년 20~30억 원의 적자를 냈다.

한편 서울시가 구상 중인 한강변 곤돌라 사업은 계속 추진하되 후보지 선정 등에서 보다 신중하게 판단하기로 했다. 참고 사례인 런던 케이블카 사업이 2012년 올림픽 직후 적자를 떠안는 등 실제 현장을 둘러본 결과 보완해야 할 문제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날 강풍으로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되며 오 시장의 탑승 일정도 취소됐다.

그는 “조금 더 경제적인 타당성이나 실용성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며 “어느 위치에 설치하느냐에 따라서 경제성에서 큰 편차가 나기 때문에 좀 더 노선에 대해서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투자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신중을 기해야 되는 사정이 있기 때문에 노선별로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조금 심도 있게 그리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토를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노스그리니치 인근에 위치한 ‘IFS 클라우드 케이블카’를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런던=서울시공동취재단


서울시는 민간 투자 제안 등을 토대로 뚝섬, 잠실, 서울숲, 상암 일대를 곤돌라 설치 후보지로 검토했으나 이번 시찰을 계기로 더 면밀히 후보지를 모색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잠실스포츠마이스단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했으나 과연 관광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강을 건널 관광객이 얼마나 있을지 등에 대해 굉장히 고민해 봐야할 것 같다”며 “잠실스포츠마이스단지가 개장해야 관광 수요를 파악하고 곤돌라 이용자 수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런던 케이블카는 영국 최초의 도시형 케이블카다. 교통기능 외에도 런던의 독특하고 아름다운 전망을 관람할 수 있어 시민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유명하다. 템스강 양안 약 1.1km 구간을 90m 높이에서 편도 10분에 걸쳐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역뿐만 아니라 50여 개의 버스 노선과도 원활하게 연결되는 등 대중교통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

오세훈(오른쪽 두 번째) 서울시장이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도심개발 현장인 콜 드롭스 야드 및 킹스크로스역 일대를 방문해 이재혁(왼쪽 두 번째) 건축가로부터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런던=서울시공동취재단


오 시장은 이날 구도심 역세권 활성화 사례로 평가받는 런던 킹스크로스역과 콜 드롭스 야드도 방문했다. 킹스크로스 재개발 계획은 총 면적 27만㎡의 부지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화물 운송 감소로 쇠퇴한 지역을 업무, 주거, 상업, 문화시설 등 새로운 복합 랜드마크로 조성한 사업이다. 콜 드롭스 야드는 과거 석탄 하적을 위한 창고로 사용되던 곳을 세계적 건축가 토마스 헤더윅이 첨단 복합쇼핑몰로 리모델링한 사례다. 톡특한 처마 아래 넓은 광장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고, 구글 등 첨단 기업들의 입점하면서 새로운 정보기술(IT) 허브로 주목받고 있다.

오 시장은 이어 런던 건축 디자인의 혁신 사례로 평가 받는 ‘리덴홀 빌딩’(Leadenhall Building)도 시찰했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리처드 로저스가 설계한 건물로 2014년 개관했다. 독특한 외관과 평면계획, 필로티 공간으로 건축 혁신을 이뤄낸 대표적인 건축물이다. 특히 저층부 7개층 높이를 필로티 형태로 개방해 시민을 위한 전시·문화공연, 휴게 등 다목적 공간의 대규모 광장으로 조성했다. 런던 내 3대 광장인 ‘세인트 헬렌’ 광장과의 연계성 확보로 탁 트인 저층 공간을 제공하며 매력적인 도시 요소로 작용 중이다.

서울시는 런던의 역세권 활성화 사례, 민간 건축물의 공공개방 사례를 바탕으로 서울 도심 곳곳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공공공간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민간개발 시 규제완화, 인센티브 등 다양한 정책을 지원하는 한편, 폐쇄적이고 단절된 도시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공공성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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