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완성차 기업 폭스바겐이 캐나다에 북미지역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폭스바겐은 당초 유럽에도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었으나 북미 투자에 각종 혜택을 주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고려해 북미 투자를 앞당겼다.
1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배터리 자회사 ‘파워코’와 함께 캐나다 온타리오주 세인트토머스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폭스바겐의 세 번째 배터리 공장이자 유럽 외 지역에 짓는 최초의 공장이다. 올리버 블룸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북미 전략은 지난 해 회사가 제시한 10대 핵심 계획 가운데 최우선 순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신규 공장의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용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폭스바겐 이사회 멤버인 토마스 슈말은 지난 해 8월 북미지역 첫 배터리 공장은 20기가와트시(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나다 공장 설립 결정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수 십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 패키지’에 맞춰 미국 진출이 가속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평했다. IRA는 전기차 구매의 세액공제 조건으로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된 배터리 핵심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폭스바겐은 주요 배터리 원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캐나다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장 부지를 물색해왔다. 폭스바겐은 북미 공장 건설시 100억 유로(약 14조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나다는 폭스바겐의 공장 신설 발표에 환영 의사를 밝혔다. 프랑수와 필립 캐나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장관은 이번 결정을 ‘캐나다를 위한 홈런’이라고 칭하며 “캐나다 역사상 자동차 부문에서 이뤄진 단일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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