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다음 타자로 지목받고 있는 크레디트스위스(CS)가 재무 보고서에서 중대한 허점을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SVB와 미국 시그니처뱅크 등의 파산으로 전 세계 은행주가 급락하는 가운데 이미 흔들리던 CS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위기감이 확산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CS는 이날 발간한 연간 보고서에서 “2021·2022 회계연도 재무 보고서와 내부 통제 과정에서 ‘중대한 허점(material weakness)’을 발견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CS는 당초 지난주 연간 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금융 당국의 질의 이후 일정을 연기했다.
CS는 “중대한 허점은 그룹의 재무 리스크 평가 체계를 설계하는 것 등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독립 회계법인인 PwC는 이번 보고서에서 CS의 재무 보고서 내부 통제가 효과적인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남겼다.
SVB에 이어 CS도 위험하다는 인식이 퍼지며 CS의 5년짜리 신용부도스와프(CDS)는 13일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바 있다. CS의 5년짜리 CDS는 이날 36bp(1bp=0.01%포인트) 상승한 453bp를 기록했다. CS의 주가도 장중 12% 급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CS의 울리히 쾨르너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 달간 흔들려온 CS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SVB의 파산으로 금융 부문 주식에 대한 광범위한 주식 매도 행렬이 이어지고 있어 쾨르너 CEO의 노력을 수렁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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