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건설노조에 소속된 4000명의 기사들이 타워크레인을 독식했습니다. 그런 노조 소속 기사들이 월례비를 받지 못하게 돼 태업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들의 바람은 일 좀 하게 해달라는 것뿐입니다.”
지난달 비노조 타워크레인 조종사들을 모아 전국타워크레인기사협회를 설립한 김건우(53·사진) 협회장은 15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타워크레인의 총 자격자 수는 2만 20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실제로 현장에서 뛰는 대형 타워크레인 기사 수는 45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소속된 타워크레인 기사 수는 약 4000여 명으로 나머지 500명가량이 비노조원이다. 활동 중인 전체 타워크레인 기사 가운데 90% 가까운 비율이 노조에 소속된 만큼 이들은 타워크레인을 독식하고 비노조원이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막는다.
건설노조는 타워크레인 임대사들이 모인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과 단체협약을 맺고 소속 기사들은 안정적인 고용 관계를 유지한다. 반면에 노조에 속하지 못한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비정기적으로 현장을 옮겨다니거나 노조원들이 남기고 간 잔업을 처리하는 식으로 근무해오고 있다. 월례비는커녕 정상적인 근무시간에 따른 수당을 챙기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김 협회장은 “타워크레인 임대사에서 노조 소속 기사들에게 세후 600만 원가량을 지급한다면 비노조 기사들에게는 350만 원가량을 지급한다”며 “태업을 하지 않고 통상적으로 일해왔던 만큼 일할 테니 근무시간만큼 임금을 책정해 달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말했다. 노조 소속 기사들은 정해진 임금 외에 월례비까지 월 1000만 원을 쉽게 챙겨 갔다.
협회는 소속 기사들에게 월례비와 일체의 금품 요구를 금지했다. 근무 태만 등 위반 사항 적발 시 회원 제명 및 현장 철수에 대한 각서도 받았다. 김 협회장은 “야간·주말 근무 등 노조 소속 기사들이 하지 않는 업무도 우리 기사들은 맡고 싶어 한다”며 “다만 노조 소속 기사들이 남기고 간 업무가 아닌 정식적인 고용 계약을 맺고 ‘풀타임’으로 근무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협회에는 지난주 말 10여 명의 수도권 기사들이 가입했고 향후 호남·제주 및 대전·세종·충청 등으로도 회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 안에 200~300명의 회원 확보를 목표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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