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근로시간 유연화 방침에 대해 “연장 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연장근로 시간 산정 단위를 현행 주당 12시간(최대 52시간)에서 월·분기·반기·연 단위로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시간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노사 합의에 따라 한 주에 최장 69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정부의 발표 이후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현장을 모르는 방침”이라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했다. 안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은 최장 근로시간에 대해) 적절한 캡(상한)을 씌우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으로 여긴다며 보완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윤 대통령이 주 최대 근로 시간을 60시간으로 제한하라고 가이드라인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안 수석은 “정부는 앞으로 MZ세대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의 목소리에 보다 세심히 귀 기울이며 보완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4일“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하고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 방식에 대해 보완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15일 “주당 최대 근로 시간은 노동 약자의 여론을 세밀하게 청취한 뒤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정부가 당초 발표한 방향에서 사실상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입법예고라는 제도 자체가 입법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하고 수정할 것이 있으면 수정하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니 정부가 보다 세밀하게 살펴 수용성 높은 법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며 “고용노동부가 정부안을 만들 당시에는 현실적으로 노사 합의로 69시간 근무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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