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한국과 자유·인권·법치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은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도 한일 관계의 새로운 장을 함께 열 기회라며 화답했다.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양국의 안보와 경제·산업 등에 대해 글로벌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양국 셔틀외교는 약 12년 만에 복원됐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양국 정상 간의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의 위협을 언급하면서 “한일 양국은 서로 긴밀히 공조하고 연대해 이러한 불법적인 위협과 국제사회의 난제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한미일 협력을 복원하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공개적으로 추진해왔다. 중국과 러시아로 대표되는 권위주의 진영의 노골적인 패권 확장에 맞서기 위해 한미일 삼각 공조 복원이 시급한 현실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말 스페인에서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기시다 총리와 조우했으며 9월 미국 뉴욕,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각각 양자 회담을 열어 정세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어 이날 윤 대통령이 2019년 6월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일본을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는 사실상 정상화됐다.
이번 정상회담은 소인수회담과 확대회담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정상은 이를 통해 양국 안보와 정치·경제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에서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셔틀외교 복원을 제안했고 윤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일본은 불화수소 등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즉시 해제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취하하기로 했다. 경제와 산업·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장관급 경제협의체도 복원돼 협의에 나선다. 양국은 반도체와 미래자동차·배터리를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인공지능(AI)과 소재·부품 분야의 공동 연구를 위한 고위급 협의체도 가동한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윤 대통령의 방일 직전인 이날 오전 7시 10분께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미사일 탄종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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