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프로축구 나폴리와 독일 프로축구 아인트라프트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을 앞두고 독일의 원정 팬들이 나폴리 중심가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나폴리는 한국인 수비수 김민재가 뛰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팀이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이날 경기 시작을 4시간 앞둔 오후 5시께 프랑크푸르트 원정 팬 600여명이 나폴리 중심가인 제수 누오보 광장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이들은 쓰레기통을 뒤집어 던질 수 있는 것은 아무것이나 집어서 경찰을 향해 마구 던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에 불이 났고, 상점 유리창이 깨지고, 도로에는 온갖 쓰레기가 나뒹구는 등 나폴리 중심가가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탄을 동원해 강제 해산을 시도했지만 프랑크푸르트 원정 팬들은 더 거세게 저항했다. 겁에 질린 시민들은 술집과 식당으로 피신했고, 경찰차를 비롯해 다른 자동차 여러 대는 파손되거나 불에 탔다.
경찰이 가까스로 프랑크푸르트 원정 팬들을 버스 여러 대에 태워 숙소로 돌려보내자 이번에는 나폴리 홈팬들이 이들이 탄 버스를 향해 돌과 병을 던져 버스 창문 하나가 깨졌다.
이어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프랑크푸르트 원정 팬들이 떠난 뒤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제수 누오보 광장에서는 권총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경찰이 충돌 과정에서 분실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이탈리아 내무부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1차전에서 나폴리 원정 팬들이 프랑크푸르트 팬들에게 공격받자 프랑크푸르트 팬들의 2차전 입장을 허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원래는 독일인의 입장권 구매를 금지했으나 항의가 쏟아지자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거나 거주 중인 사람으로 한정했다.
프랑크푸르트 팬 600여명은 이에 불만을 품고 나폴리로 원정을 와서 나폴리 중심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들 대부분은 티켓이 없음에도 전날 나폴리에 도착했다고 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프랑크푸르트 팬들의 난동을 격한 어조로 규탄했다.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들은 팬이 아니라 범죄자이자 깡패다. 이들이 독일에서도 같은 난장판을 만들지 궁금하다"고 썼다.
살비니 부총리가 대표인 집권 우파 정당 동맹(League)은 "독일 정부가 나폴리에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에타노 만프레디 나폴리 시장은 "도시의 역사적인 중심지에서 벌어진 파괴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이탈리아 주재 독일 대사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해 항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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