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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은행, 연준서 1주간 215조 차입…금융위기 후 최대

재할인창구 활용 30배나 급증

은행 뱅크런 대비 취약점 노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은행들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로부터 대출한 금액이 215조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 전액 보호 등 긴급조치에도 은행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은행들은 지난 1주일(9~15일) 동안 연준이 운영하는 대출 기구인 재할인창구(discount window)를 통해 1528억 5000만 달러(약 200조 원)를 차입했다. 이는 직전 주의 45억 8000만 달러보다 30배 이상 급증한 수치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1100억 달러를 뛰어넘으며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울러 연준이 은행에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신규 기금(Bank Term Funding Program·BTFP)에서도 119억 달러(약 15조 5000억 원)를 빌렸다. 연준은 12일 이 기금을 통해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 적격 자산을 담보로 은행·저축조합·신용조합 등 금융기관에 최대 1년간 대출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1주일간 은행권이 연준에서 차입한 금액은 1648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는 은행들이 뱅크런에 대비하고 있고 미국의 은행 시스템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기타 신용 연장 규모는 1428억 달러로 집계됐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세운 SVB와 시그니처은행의 ‘가교은행(브리지뱅크)’에 대한 대출이 반영된 결과다. 블룸버그는 “최근의 긴급 대출로 지난해 6월 시작된 연준의 ‘양적긴축(QT)’ 노력이 절반가량 수포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연준의 준비금 잔액은 지난 1주일 만에 4400억 달러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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