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를 3년간 뒤덮었던 가뭄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불어닥친 '겨울 폭풍'이 해갈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존 고트샤크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기후예측센터 지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6월까지 캘리포니아주 대부분 지역의 상황이 2020년 이래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의 가뭄 지역은 올 초만 해도 전체 주 면적의 97%에 달했지만 현재는 36%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남부 메트로폴리탄수자원국(WWD)은 15일 로스앤레스, 벤투라, 샌버너디노 카운티 등에 발령한 '수도 사용 제한 긴급 명령'을 9개월 만에 해제했다. 지난해 6월 MWD는 이 지역들의 야외 수도 사용을 일주일에 하루 혹은 정해진 용량 안으로 제한한 바 있다.
3년간 이어진 가뭄이 해소된 것은 지난해 연말 시작된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s) 때문이다. 대기의 강은 다량의 수증기가 강처럼 좁고 긴 띠 모양으로 움직이며 많은 비를 내리는 현상을 의미한다. 3개월간 이 현상이 11차례 반복되며 캘리포니아 지역에 홍수, 산사태, 단전 등 막대한 피해를 야기했지만 한편으로는 해갈에 도움을 준 셈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캘리포니아에서 가뭄과 홍수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기후당국은 캘리포니아 산맥에 쌓인 눈이 점차 녹으면서 오레곤 국경 및 남부 사막지대 일부를 제외한 주 전역의 가뭄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눈이 녹아내려 생긴 물로 인해 미네소타주 트윈시티,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같은 미시시피 강 상류 지역의 홍수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