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16일 한일 정상의 일본 자위대 의장대 사열 장면을 중계하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해설로 내보냈다가 사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장기에만 절을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는데, 해당 장면은 온라인상에 확산하며 논란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했다. 양국 정상은 태극기와 일장기가 나란히 걸려있는 단상에 올라 의장대 앞을 걸으며 각자 국기에 예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태극기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얹었고, 기시다 총리는 일장기를 지나며 고개를 숙였다.
이 장면에서 KBS 범기영 앵커는 “일장기를 향해서 윤 대통령이 경례하는 모습을 방금 보셨다”며 “단상에 태극기가 설치가 되어 있는데 의장대가 우리 국기를 들고 있을 것 같지는 않고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계 화면에 일장기만 잡혔을 뿐 태극기도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KBS는 뉴스특보 말미에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KBS는 “앞서 저희 KBS가 일본 총리 관저 환영행사를 중계하면서 남자 앵커가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의장대에 인사하는 장면에서 ‘의장대가 태극기를 들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을 했으나 실제 일본 의장대는 일본 국기와 함께 태극기를 들고 있었다”며 “다만 화면상에 일장기만 보여서 상황 설명에 착오가 있었다. 이를 바로 잡고 혼선을 드린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후 9시 뉴스에서도 “첫 행사였던 총리 관저 환영행사에서 일본 의장대는 태극기와 일장기를 같이 들고 있었고, 윤 대통령은 양국 국기 앞에서 예를 표했다. 다만 화면상에 일장기만 보여 남자 앵커가 상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 이를 바로 잡고 혼선을 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방송했다.
한편 야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일장기 경례’가 잘못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현민 전 비서관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의 의전 실수”라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윤 대통령은 양국 국기 앞에 함께 서서 경례를 하는 것과 별도로 태극기 앞에서 혼자 가슴에 손 경례를 했다. 이때 기시다 총리는 가만히 서 있었다. 반대로 기시다 총리가 일본식으로 허리를 굽혀 경례할 때,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 함께 허리 굽혀 경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경례를) 태극기에 두 번 했을 리가 없으니 한 번은 일장기를 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서 “탁 전 비서관이 윤 대통령의 일본 순방 사진을 두고 의전사고와 외교실수라며 날조하고 있다”며 2022년 1월 2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집트 순방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안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태극기가 아닌 이집트 국기에 고개를 숙였다”며 “이것이 의전 사고이고 외교참사인가? 당시 의전비서관은 누구였나? 촌스럽고 철 지난 반일팔이 선동, 참 보기 딱하고 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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