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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토크] 이수만 빠진 'SM 3.0' 시대, 핑크 블러드 문제없나요?


추승현 기자가 가요, 방송, 영화, OTT까지 연예계 넘치는 이야기를 분석해 봅니다. 특별한 시선을 더한 추가 토크 함께 해볼까요?




SM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응원하는 팬덤을 뜻하는 '핑크 블러드' / 사진=인스타그램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 폭풍이 한차례 지나갔다. 복잡한 주식 이야기가 치열하게 오가는 가운데 팬들이 애타게 기다린 답은 단 하나, SM 아티스트들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느냐다. 고유한 색깔로 K팝 역사의 중심축을 지킨 SM은 달라진 체제 안에서도 ‘핑크 블러드(SM 아티스트와 콘텐츠를 응원하는 팬덤)’의 혈통을 지킬 수 있을까.

SM 경영권 분쟁을 벌인 이수만 전 총괄(위)과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 / 사진=SM엔터테인먼트


◆ 경영권 분쟁은 끝났다, 본격 ‘SM 3.0’ 새 시대

SM 경영권 분쟁의 촉발제가 된 건 현 경영진이 발표한 ‘SM 3.0’이다. 이는 기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단일 체제를 벗어난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를 뜻한다. 지난 1995년부터 이어온 ‘SM은 곧 이수만’이라는 공식을 뒤집는 것이다. 기존의 노하우는 유지하면서 제작센터 및 레이블마다 주체적으로 제작 역량을 확장하고 속도를 가속화하는 것이 목표다.

SM은 제작센터를 크게 6개로 구분할 것을 발표했다. 소속 아티스트를 전담하는 5개 제작센터와 광야 세계관에 등장하는 나이비스(Naevis) 같은 버추얼 아티스트를 전담하는 가상 아티스트/IP 제작 센터를 신설하는 것이다.

추후에는 제작센터가 사내 레이블 형태로 성장할 수 있고, 독립 레이블도 생긴다. 본인만의 음악적 혹은 사업적 독창성이 확립된 아티스트들에 대해 레이블 독립을 지원해 자율성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 SM 측의 설명이다. 이들은 외부 아티스트와 레이블에도 투자해 저변을 확대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멀티 제작센터 및 레이블 체제는 이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효율성이 입증됐다. JYP엔터는 팀별 전담 체제인 제작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팬들은 아티스트 케어에 문제가 발견되면 소속사가 아닌 제작본부 직할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SM 인수에 눈독 들였던 하이브 역시 멀티 레이블 체제의 대표적인 예다.

SM 경영권을 쥔 카카오는 스타쉽엔터, IST엔터, 이담엔터, 안테나뮤직 등 레이블 체제를 고수하고 있어, SM 스탠더드를 고도화하겠다는 ‘SM 3.0’기조와 일맥상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SM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2022 윈터 에스엠타운 : SMCU 팰리스' 커버. 1세대 선배 강타부터 막내 에스파까지 함께다. / 사진=SM엔터테인먼트


◆ 이수만 체제 벗어난 SM, 핑크 블러드 정체성 달라질까

SM의 색깔을 주도했던 이 전 총괄의 부재가 아티스트 음악의 고유성에도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업계의 시각은 SM 정체성 변화로의 귀결은 섣부르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이 전 총괄 단일 체제였던 ‘SM 1.0’ ‘SM 2.0’과 비교해 실무진의 변화는 크게 없을 전망이다. SM에 따르면 멀티 제작센터 아래 ‘A&R 커미티(Committee)’라는 별도의 음악 선정 협의체를 설립한다. A&R 출신인 이성수 공동대표는 제작자로 돌아가 SM 스탠더드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확립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아이돌 그룹 전문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SM의 색깔을 함께 만들어나가던 실무진과 아티스트가 있는 한 SM이 가지고 있는 타이틀과 레거시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인 체제에서 벗어나 멀티 레이블 체제가 되면서 SM만의 색깔을 더욱 잘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대형 가요 기획사 관계자 또한 “SM이 지금 변화의 기점에 섰더라도 정체성의 대대적인 변화는 없을 것 같다”며 “K팝 팬들이 SM이라는 브랜드에 기대하는 색이 있고, 굳이 모험을 위해 그 기대를 저버릴 필요는 없다. 기존의 색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가 밝힌 'SM 3.0'의 변화. / 사진=SM 유튜브 채널 캡처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가 밝힌 'SM 3.0'의 변화. / 사진=SM 유튜브 채널 캡처


◆ 꽉 찬 2023 SM 아티스트 라인업, 팬들은 즐겁다

핑크 블러드가 ‘SM 3.0’을 반기는 가장 큰 이유는 SM이 “양질의 IP 더 많이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1년에 2팀 이상 신인 그룹을 데뷔시키거나, 음반 발매 수를 늘리고 지연율을 낮추겠다는 공약이다. 이성수 공동대표는 “컨펌에 의존하는 구조는 일정 지연이 빈번하고 취소되는 경우 잦았다”며 “‘SM 3.0’은 이런 불확실성 구조를 해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지난달 24일 소속 아티스트의 2023 활동 계획을 공개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오는 5월 그룹 에스파가 컴백을 확정했고, 2분기 내 NCT 새 유닛 도재정(도영 재현 정우)이 첫 선을 보인다. 동방신기, 샤이니, 엑소 등 대형 그룹들의 컴백도 예정돼 있다. 또 올해 2분기부터 차례대로 걸그룹, 버추얼 아티스트, 엔시티 도쿄(NCT TOKYO), 보이그룹까지 총 4팀의 신인이 데뷔한다. SM은 지난 15일 서울 모처에서 여자 연습생들로 구성된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팬들을 모니터링 요원 자격으로 초청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SM 1.0’ 시대부터 현 체제까지 지켜본 핑크 블러드 A씨는 “이번 사태로 인해 SM만의 결속력과 정통성이 타격을 입어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이 전 총괄과 유영진 프로듀서의 SMP(SM Music Performance)보다 더 다양한 곡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JYP엔터처럼 멀티 제작본부 체제가 되면 아티스트 별로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이후 앨범들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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