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각종 영상 콘텐츠를 불법으로 유통하는 사이트 ‘누누티비’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오히려 늘고 있다.
이는 누누티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며 최근 화제가 된 영상물을 공짜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종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효과’(온라인 등에 노출된 정보를 숨기거나 삭제하려고 시도하다가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 정보가 확산하는 역효과)인 셈이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9일 불법 복제 사이트 누누티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MBC, KBS, JTBC, 티빙, 웨이브, 제작스튜디오 SLL 등 영상물을 무단 도용당한 업체들은 3월 초 누누티비를 고소했다.
이들은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를 꾸려 누누티비의 저작권 침해에 공동 대응하겠다고 했다. 넷플릭스도 세계 최대 불법 복제 대응조직 ‘ACE’를 통해 누누티비에 대응하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와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등이 유명세를 타자 누누티비를 통해 해당 콘텐츠를 불법 시청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누누티비 접속량도 크게 늘었다. 15일 오전까지 이 사이트에서 ‘더 글로리’ 마지막 회를 조회한 수는 4일 만에 400만을 넘었다.
누누티비의 문제는 그저 불법 콘텐츠 유통에 그치지 않는다. 누누티비는 수익 창출을 위해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적극 광고하고 있다. 사이트 곳곳에 ‘호텔 라이브 카지노, 제재 없는 자유로운 베팅’ 등과 같은 불법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로그인 없이도 성인 콘텐츠에 자유롭게 접근 가능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유해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콘텐츠 업계는 “누누티비 이용은 곧 저작권 침해에 가담하는 것”이라며 이용자들의 경각심과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누누티비 막지 말라” “막히기 전에 다 봐야지”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비용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자조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친구들이랑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해서 월 4500원 정도 내고 있는데 누누티비로 공짜로 본다는 사람들을 보고 ‘그럼 나는 왜 돈 내고 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누누티비는 도미니카공화국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다고 밝힌 불법 복제 사이트다. 누누티비는 남미 지역에 서버를 두고 있다고 알려져 검거를 위해선 해당 국가 정부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서버를 또 다시 제3국으로 옮기면 추적이 쉽지 않아 검거 자체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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