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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과기 5대 강국' 첫발은 중장기 R&D 투자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기혁신본부장

'10위권 경제강국' 발판된 과기투자

글로벌 기술경쟁 등 중요성 더 커져

'정부 총지출 5%수준 R&D' 투자 등

국가 차원 전폭적인 지원·관리 필요





과학기술 투자는 대한민국을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만들었고 위기 때마다 파고를 넘게 해준 핵심 동력이었다. 1963년 12억 원으로 시작한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은 올해 30조 원을 돌파하며 지난 60년간 2만 5000배 이상 확대됐다. 정부와 민간을 합친 국가 전체의 R&D 투자는 약 100조 원 규모로 세계 5위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R&D 투자 비중은 2020년 기준 4.81%로 세계 2위, 인구 1000명당 연구원 수는 같은 해 기준 8.6명으로 세계 1위다.

R&D 투자는 지금 더욱 중요해졌다. 기술 패권 경쟁, 기후변화, 공급망 위기 등 국제적인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것은 물론 인구 감소 대응, 디지털 전환, 지역 균형 발전, 각종 사회문제 해결 등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국가 R&D 투자의 예측 가능성, 전략성, 적시성,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 이유다. 특히 최근 건전 재정의 중요성과 경기 하강 등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정부 주도의 양적 투자 확대에서 벗어나 전략적이고 효율적 투자를 위한 ‘중장기 투자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정부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의 투자 목표, 분야별 차별화된 재원 배분 전략 등을 담은 ‘제1차 국가 R&D 중장기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기존에도 두 차례에 걸쳐 중장기 투자 전략을 수립했지만 모두 비법정 계획으로 이행력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는 2020년 개정된 과학기술기본법에 따른 첫 법정 계획으로 실효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정부는 이 전략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정부 R&D 예산 배분·조정의 중장기적 방향을 제시했다. 또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정부의 국정 과제 목표인 ‘2030년 과학기술 5대 강국 도약’을 위해 ‘정부 총지출의 5% 수준을 R&D에 투자한다’는 목표와 5년간 17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명시함으로써 R&D 투자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담았다.



중장기 투자 전략은 ‘제5차 과학기술기본계획’ ‘국가전략기술 육성 전략’ 등 주요 정책과 연계해 국가 R&D 예산의 전략적 투자 목표와 방향을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민관 협업 기반 투자 강화를 통한 국가 현안 해결, 선택과 집중으로 혁신 역량 강화, 미래 대응 과학기술 기반 확충, 투자 시스템 혁신이라는 4대 전략을 수립했다. 정부는 이를 이행하기 위해 국가전략기술과 탄소 중립 등 중점 분야에 전략적 투자를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우주 등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5년간 총 25조 원을 투자해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기업 지원 방식 혁신, 기술 스케일업 등 11대 혁신 과제를 추진하고 매년 현황 점검과 개선에 나설 것이다.

중장기 투자 전략 수립으로 과학기술혁신본부가 플레잉 코치로서 감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 또한 한층 정교해지고 강화됐다. 과기혁신본부는 그동안 범부처 과학기술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마스터플랜인 ‘과학기술기본계획(5년)’과 정부 R&D 사업에 대한 평가 및 성과 관리를 다루는 ‘성과평가?성과관리기본계획(5년)’만을 수립·시행해왔다. 이제 과기 정책 시행의 핵심 수단인 투자 전략까지 수립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정부 R&D와 관련된 정책-투자-평가-사후 관리 전 주기에 대한 일관된 지원과 관리가 더욱 체계화됐다.

중장기 투자 전략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미래의 생존과 도약을 위한 변화와 혁신에 대한 전략이다. 훗날 대한민국이 글로벌 과학기술 5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변곡점으로 ‘제1차 국가 R&D 중장기 투자 전략 수립’이 꼽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혁신 과제를 수행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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