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허가 없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이근 전 대위(39)가 첫 공판 직후 자신에게 접근한 유튜버를 폭행했다.
이 전 대위는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이 끝난 뒤 법정 밖 복도에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와 충돌했다.
이 전 대위는 “6년째 신용불량자인데 채권자에게 미안하지 않나”라는 구제역의 질문에 “X까, 이 XX아”라고 욕설을 내뱉었다.
구제역은 이 전 대위를 따라가며 “쳐 봐”라며 질문을 반복했다. 그러자 이 전 대위는 욕설과 함께 주먹으로 구제역의 얼굴을 1회 가격했다.
구제역은 그 자리에서 경찰에 전화를 걸어 “손바닥으로 눈을 맞았다”며 “많이 다쳐서 구급차가 필요할 것 같다”고 신고했다.
이 전 대위는 이후 법원 청사 출입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했다. 이 전 대위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참전한 게 아니라 사람들을 위해 참전했다. (참전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여권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때 구제역은 또다시 “법정에서 나를 폭행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 채권자들에게 미안하지 않나”고 물었다. 이 전 대위는 “X까, XXXX야”라고 재차 욕설을 퍼부은 뒤 손으로 구제역의 휴대전화를 쳐 땅에 떨어뜨렸다.
경찰은 이 전 대위와 구제역이 법원 앞 도로로 이동하자 현장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현장에서 진술서를 작성한 뒤 귀가했다.
구제역은 평소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이 전 대위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이 전 대위도 유튜브를 통해 “A씨가 계속 허위 사실을 유포한다”며 그를 비판했다.
한편 이 전 대위는 이날 법정에서 자신의 여권법 위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인 이 전 대위는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외국인 의용군 ‘국토방위군국제여단’에 참여하기 위해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가 발령된 우크라이나에 무단 입국한 혐의로 올해 1월 기소됐다. 여권법상 우리 국민이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된 국가를 방문·체류하려면 외교부로부터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이근의 뺑소니 혐의도 병합해 심사했다. 이 전 대위는 지난해 7월 서울 시내에서 차를 운전하다가 오토바이와 사고를 낸 뒤 별다른 구조조치 없이 현장을 떠난 혐의(특가법상 도주치상)도 받는다.
이 전 대위의 변호인은 “여권법 위반 사건의 공소사실은 모두 인정하지만 도주치상 사건은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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