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러시아 국빈 방문을 앞두고 양국 간 협력 강화를 강조하며 미국을 겨냥한 듯 “파괴적 패권 행위로 세계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이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러시안 가제타 등에 ‘중국-러시아 우호, 협력, 공동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힘’이라는 제목을 글을 기고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보도했다. 기고문에서 시 주석은 “오늘날 세계는 전통적·비전통적 안보 문제, 파괴적 패권행위와 괴롭힘 행태의 해악이 심각하고 엄중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는 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보다 우월하지 않으며 어떤 통치 모델도 보편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단일 국가가 국제 질서를 지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단일 국가’가 어디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다분히 미국을 비판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대러 관계에 대해 “서로 가장 큰 이웃이며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파트너”라며 “오늘날 중·러 관계는 어렵게 얻은 것이며,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깊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 간 교역액은 지난 10년간 116% 늘어 작년에는 19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교역 상대국 지위를 13년째 유지하고 있다. 시 주석은 “투자와 경제·무역 협력의 양적·질적 향상을 추동하고, 정책 조정을 강화하고, 양국 투자 협력의 질 높은 발전을 위한 유리한 조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양자 무역 규모를 확대하고 더 많은 이익의 접점과 협력의 성장 포인트를 만들어 전통 무역과 신흥 협력의 상호 보완적이고 병행적인 발전 패턴을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3년 모스크바 국제관계연구소에서 국가 간 연결과 의존이 심화하고 있다고 연설한 점을 상기하며 “지구촌에 사는 인류가 점점 더 하나의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평화·발전·협력·공영의 역사적 흐름은 막을 수 없고, 세계 다극화·경제 글로벌화·국제관계 민주화의 대세는 되돌릴 수 없다”고 썼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복잡한 문제에 간결한 해결책은 없다”며 “중국은 문제의 실익에 근거해 객관적, 공평한 입장을 견지하며 평화회담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모든 당사자가 공통적이고 종합적이며 협력적이며 지속 가능한 안보관을 가지고 평등하고 이성적이며 실용적인 대화와 협상을 견지해야 한다”며 “그럼 위기를 해결할 합리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고, 세계의 항구적인 평화와 보편적 안전을 실현할 수 있는 밝은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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