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사진) 전 대만 총통이 1949년 장제스가 국공내전에서 밀려 대만으로 패퇴한 뒤 전현직 대만 총통 중 처음으로 27일부터 9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양안 관계가 악화한 와중에 중국은 내년 1월 대만 선거 때 마 전 총통이 속한 국민당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그의 방중이 주목된다. 또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집권 민진당 차이잉원 현 총통의 행보와도 대비돼 관심을 모은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 시간) 마 전 총통 사무실의 발표를 인용해 그가 중국 난징·우한·창사·충칭·상하이를 찾는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정부 관리 등과 만날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는 그의 중국 방문이 “중국이 대만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도록 군사적·정치적 압력을 가하면서 양안 간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성사됐다”고 전했다. 그가 속한 대만 국민당은 독립 성향이 강한 집권 민진당에 비해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선호한다. 마 전 총통 역시 재임 기간에 양안 간 긴장 완화를 시도했으며 2015년에는 싱가포르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도 열었다. 중국은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의 2월 방중 당시 쑹타오 중국 대만사무판공실 주임, 왕후닝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만나며 국민당을 사실상 대만의 대화 파트너로 공식화했다.
대만의 여당인 민진당과 총통부는 그의 방중에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총통부는 “관련 규정에 따라 그가 중국으로 가려면 반드시 총통부에 신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진당은 “마잉주가 2300만 대만 인민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진당을 이끄는 차이 총통은 곧 다가오는 중미 순방 길에 미국을 경유한 다음 귀국길에 다시 미국 캘리포니아를 찾아 미 행정부·의회 인사들과 만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