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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마련하는 중견건설사…"자체사업이 자금 블랙홀"

동부건설, 유동성 확보 위해 10% 고금리에 자금 조달

택지 매입해 직접 시행하는 자체사업장 미분양 여파

지방 분양 시장 찬바람에 추가 자금 조달 불가피

동부건설의 자체사업장인 대구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 조감도




중소형 건설사들이 공격적으로 확대해온 자체 사업이 ‘자금 블랙홀’로 전락하고 있다. 택지를 직접 매입해 시행과 시공을 겸하는 자체 사업은 호경기에 30% 안팎의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최근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 회수조차 불투명해진 모습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15일 140억 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만기는 6개월과 1년으로 각각 연 9%, 10%로 금리가 결정됐다. 동부건설과 같은 신용도(BBB)의 1년 만기 채권은 최근 7%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시중금리보다 크게 높지만 동부건설은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데다 투자자를 구하기가 어려워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부건설은 다음 달까지 550억 원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 내년까지 2700억 원 규모의 공공택지 매입 잔금도 남아 있다.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868억 원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추가 자금 조달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동부건설의 현금 유동성이 메마른 것은 그간 공격적으로 늘려온 자체 개발 사업의 영향이 크다. 동부건설은 2019년 이후 자체 주택 브랜드 ‘센트레빌’을 바탕으로 직접 택지를 매입해 시행 사업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분양 실적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308가구를 모집한 일반공급 청약에서 275가구가 미달된 대구 수성구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분양 총액 1650억 원)’를 비롯해 도급 사업인 △대구 북구 ‘대구역 센트레빌 더 오페라’ △경기 화성시 ‘동탄 파크릭스A52BL’ △경기 용인시 ‘보라센트레빌’ 오피스텔 △세종 라라스퀘어 복합시설 등도 낮은 초기 분양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분양한 동탄 파크릭스가 1.8 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인 데 이어 올해 분양 예정인 △강원도 남원주역세권 △내포신도시 △인천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 등의 사업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례 보금자리론 등 정부의 지원 정책이 잇따르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지방의 경우 여전히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건설의 자체 사업 규모는 지난해 9월 기준 20.2%인데 이 가운데 15.5%가 인천·경기, 4.7%가 그 외 지방에 포진해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얼마 전 역촌센트레빌 청약이 1순위 마감됐고 상반기 공공공사 선수금 유입도 예정돼 있다”며 “현금 유동성이 상반기 내로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건설과 비슷한 규모인 한신공영도 자체 사업장의 분양 실적이 부진해 애를 먹고 있다. 2021년 말 분양을 시작한 한신공영의 포항 한신더휴 펜타시티는 초기 분양률이 20% 안팎에 그쳤고 현재까지 미분양 물량을 떨어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시장에 나선 아산 권곡동 한신더휴(603세대)도 대거 미분양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체 분양 사업은 건설사의 자금 선투입 규모와 분양 성과에 사업 위험도가 달려 있다”며 “자재가와 인건비 등 공사비도 크게 올라 미분양 사업장의 손실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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