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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에 호남권 저수율 20% 붕괴…제한급수 초읽기

광주·전남 주요 상수원 메말라

파종앞둔 농민 '물 고민' 깊어

여수산단 등 공업용수도 비상

전남 화순군 동복댐이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화순=연합뉴스




호남권에 사상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면서 제한급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앞둔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공장들도 공업용수 확보를 위한 비상 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21일 광주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호남 지역 최대 상수원인 전남 순천 주암댐의 지난 17일 기준 본댐 저수율은 18.1%로 예년 수준의 절반에 불과하다. 지난해 11월 35%, 12월 30%가 무너진 이후 속절없이 메말라 가고 있다.

광주의 또 다른 식수원인 화순 동복댐도 저수율이 19%를 겨우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2일 30%가 무너진 뒤 결국 20%선이 붕괴됐다. 이처럼 가뭄 해갈의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파종 시기를 앞둔 농민들의 마음이 타들어가고 있다. 일부 농산물들은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사진 설명




전남 최대 산업단지인 여수산단도 비상이 걸렸다. 여수산단에는 LG화학과 GS칼텍스, 롯데케미칼 등 10여 곳의 대기업 석유화학공장을 포함해 협력 업체까지 200여개가 넘는 공장이 밀집해있다. 주로 석유화학 업종이 많은 만큼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열원을 식히는 냉각재로 물이 필수적이어서 공업 용수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

산단 내 공장들은 주기적으로 공장 가동을 멈추고 정비하는 대정비 작업 기간을 하반기에서 가뭄 심화가 예상되는 상반기로 옮겨서 시행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작업 기간 일수도 기존보다 10~30일가량 더 늘려 절수 기간을 늘리는 데 동참하고 있다.

각 지자체들은 제한급수라는 비상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물 아껴 쓰기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가뭄 극복에 사활을 걸고 있는 광주시는 올 2일부터 원수 비상공급 사업을 통해 영산강 덕흥보 하천수를 하루 3만t씩 용연정수장으로 공급받고 있다. 전남도는 가뭄 장기화에 대비해 해수담수화 시설과 하수재처리 시설 준공, 공장 폐수를 공업 용수로 재활용하는 방안 등을 정부와 협의 중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50년 만의 기록적인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지자체의 빈틈없는 물 관리 협업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전면적인 제한급수 단계로 가지 않도록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가뭄 대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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