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일본의 전국 공시지가가 1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22일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평균 공시지가(주택지·상업지 등을 합한 전체 용지 기준)가 지난해 대비 1.6%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2008년(1.7%)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일본 공시지가는 지난해(0.6%)에 이어 2년 연속 올랐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활동이 빠르게 재개된 상업지를 중심으로 땅값이 오르는 모습이다.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3대 도시권 상업지가는 2.9% 상승했다. 특히 국내외 관광객이 늘어나고 호텔과 음식점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광지 땅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외국인 여행객들의 방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도쿄·교토 등 관광지의 땅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지의 경우 아파트 개발이 활발하고 교통편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평균 1.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방권의 경우 지역별 격차가 커지는 모습이다. 삿포로·센다이·히로시마·후쿠오카 등 주요 4개 시의 상승률은 8.5%에 이른다. 4개 시를 제외한 지방의 평균 공시지가 상승률도 0.4%로 28년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반면 인구 감소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지방 상업지(23개 현)와 주택지(22개 현)는 지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일본 땅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글로벌 긴축 장기화와 경기 침체 가능성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저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한 일본 부동산 시장은 해외투자가의 비율이 20~30%대로 높은 편이다.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 기초연구소의 사카모토 마사아키는 “해외 시황 악화가 일본 부동산 가격 하락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