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유치원 교사가 김치를 도시락 반찬으로 싸온 아이의 학부모에게 “냄새가 역하다”며 화를 낸 사연이 전해지자 해당 교사의 행동이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데일리메일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5세 아들을 둔 30대 한국인 여성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 이 글을 통해 지난 13일 아들의 유치원 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며 “교사는 매우 무례한 말투로 ‘그런 역겹고 부적절한 도시락을 싸지 말아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지금까지 선생님과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이 말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며 “그는 내가 아들에게 싸주는 도시락이 ‘다른 학생들에게 매우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불쾌한 냄새가 난다’고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A씨는 평소 아들의 점심 도시락으로 블루 치즈와 염소 치즈, 김치와 스팸, 샐러리 스틱, 스리라차 소스와 나초칩 등을 보냈다고 한다.
교사의 항의 전화에 A씨는 “내가 건강에 좋은 음식을 보내진 않았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으면 한다”며 앞으로 메뉴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교사는 A씨에게 “당신의 뜻을 용납할 수 없다”며 “그 점심은 유치원에 보내기에 너무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A씨는 “아들의 선생님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혼란스럽다”며 네티즌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 글엔 56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당신 아들이 먹는 음식은 지극히 정상이다. 교사가 그를 인식하지 못한 것” “그 교사는 더 이상 아이들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한 누리꾼은 “나는 김치 냄새를 안 좋아하는데 누가 학교에 도시락을 싸왔다고 해서 ‘가져오지 말라’고 하거나 놀린 적도 없다. 그들 역시 내가 가져온 냄새나는 스프를 두고 놀리지 않았다”며 “그 선생의 발언은 명백히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문제를 교육위원회나 유치원 측에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교육위원회나 유치원 원장 등과 직접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답을 받아내라”며 “교사가 김치 냄새를 역겹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만약 반 친구들이 싫어하더라도 (문화) 차이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게 교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모든 한국인 부모가 자녀에게 김치를 싸서 보내진 않는다” “거부감이 없는 피클 등으로 대체하는 게 어떨까” 등의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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