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눈물을 보인 것과 관련해 “꽃다운 나이에 산화한 장병 생각하면 어찌 평정 유지할 수 있겠느냐”라고 소회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행사에서 전몰장병들을 호명하기 전 울먹였던 것과 관련해 이 같이 전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묘역을 찾은 것은 두번째 인데 사망일일 보고 마음 속으로 엄청 울었다"라며 “전사자들이 전부 19살, 아니면 20살 초순”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에서 전사한 55명의 장병 이름을 5분여 동안 차례로 불렀다. 당시 윤 대통령은 호명 직전 손으로 코와 입을 가리며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지켜보던 유족은 물론 대통령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참모들, 군 장성들 상당수도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기념식 전에는 묘역을 돌아본 윤 대통령이 비석을 하나씩 살펴보며 전사 당시 나이가 몇이었는지, 지금 살아있으면 몇 살인지 묻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 손을 잡고 "진짜 죄송합니다, 어머님"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사자 이름을 부르며 기리는 이른바 '롤 콜'은 일찌감치 확정된 형식이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6월 29일 발표한 대선 출마 선언문 첫마디를 "천안함 청년 전준영은 분노하고 있었다"는 말로 시작한 바 있다. 취임 초인 지난해 6월 9일에는 용산 대통령실에 레드 카펫을 깔고 전씨를 비롯한 '서해 용사'와 유족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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