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석유화학단지 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배관을 지상으로 뜰어 올려 통합하는 ‘통합파이프랙 구축 사업’이 본격화된다. 파이프랙은 산업단지 안에서 각종 원료나 완제품, 중간제품, 부산물, 증기, 에너지 등을 지상 파이프라인으로 실어 나르는 선반 구조물을 말한다.
울산시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울산도시공사, 석유화학업체 등 27곳이 참여한 가운데 통합파이프랙 구축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30여개 기관과 기업이 동참하는 울산석유화학단지 통합파이프랙 구축 사업에는 총사업비 709억 원이 투입돼 석유화학단지 지상에 파이프랙 구조물 3.55㎞를 구축한다. 울산도시공사가 사업을 맡아 올해 상반기 중 실시설계를 하고 하반기 공사에 들어가 2026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통합파이프랙 구축은 재난과 안전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울산석유화학단지는 지난 1968년 국내 최초로 국가산단으로 조성됐으나 지하에 설치된 배관의 노후화 및 과밀화로 안전상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지하 배관의 전체 길이는 577㎞에 달하고 이 중 30년 이상 된 배관이 27%에 이른다. 시는 지하 배관의 밀도가 유난히 높은 3.55㎞ 구간을 설정해 우선 시공할 계획이다.
통합파이프랙 구축을 계기로 기업간 원료와 제품을 서로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고 공장 증설 같은 작업도 더욱 쉬워질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국가산단의 안전성 개선으로 석유화학산업 고도화와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의 한 관계자는 “산업수도 울산의 주력 산업인 석유화학산업의 미래를 위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며 “울산석유화학단지의 안전은 물론 국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통합파이프랙 구축 사업은 산업계를 중심으로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각종 폭발 사고와 함께 인근 경주와 포항, 울산 등에서 대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어 2020년 2월 석유화학단지사업 기본설계 용역을 시작으로 2021년 5월부터 진행된 석유화학단지사업 추진협의회에 22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면서 가시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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