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위조 여권 사건을 수사 중인 몬테네그로 검찰은 “권 대표가 구금된 30일 동안 신병이 인도될 가능성은 없다”고 못 박았다. 몬테네그로 당국이 자신의 관할권에서 벌어진 형사 사건에 대한 사법적인 단죄가 우선순위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권 대표에 대한 국내 송환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권 대표의 위조 여권 사건을 전담해 수사 중인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지방검찰청 하리스 샤보티치 검사는 권 대표에 대해 아직 기소 전 단계라면서도 “30일 안에 그를 기소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조사와 증거 수집을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권 대표는 자신의 측근인 한모씨와 함께 지난 23일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을 갖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된 뒤 구금됐다.
그는 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해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고, 이후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도주한 뒤 다시 인접 국가인 몬테네그로를 통해 두바이로 가려다 붙잡혔다.
권 대표의 송환을 둘러싸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싱가포르까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샤보티치 검사는 “중요한 것은 위조 여권 사건이 첫 번째 순서라는 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 사건에 대한 기소가 끝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우리는 송환 문제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다”고 조기 송환 가능성을 일축했다.
샤보티치 검사는 현재 권 대표가 포드고리차 외곽에 있는 스푸즈 구치소에 수감돼 있으며, 권 대표 가족의 면담 요청은 아직 없었다고 전했다.
몬테네그로 현지 법에 따르면 공문서 위조가 유죄로 확정되면 최소 3개월에서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한편 검찰은 권 대표의 국내 송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27일 권 대표와 함께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신현성(38)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이는 지난해 말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약 4개월 만으로, 검찰은 신 전 대표에게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공모규제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배임증재,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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