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의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화제다.
지난 25일 페이스북 페이지 ‘강릉시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OOO중학교 95년생 일진들아 안녕?’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 A씨는 “세상이 참 좋아졌다. 이렇게 너네에게 말도 전하고”라며 “요즘 넷플릭스 드라마 인기가 정말 좋더라. 너네도 봤겠지? 안 봤으면 꼭 보길 바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주변에서 너무 재미있다고 하길래 봤는데 보면서 눈물이 흐르고, 옛날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증거가 많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면서 울었다”며 “그런데 신이 나를 돕는지 옛날 휴대전화에 증거가 남아 법적 효력을 확인했다”고 적었다.
강릉 주문진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는 A씨는 중학생 시절 일진 무리로부터 폭행, 폭언, 금품 갈취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강제적으로 담배 심부름, 대리시험 치르기 등도 했다. 그는 “학교에서도 맞고, 담배 심부름하다가 못 사면 맞고, 용돈을 적게 받는 날에는 부모님 욕을 들으며 맞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너희 시험을 대신 봐준 적도 있다”며 “한마디 반항도 못한 나는 아직도 부모님께 너무 죄송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나처럼 조용한 친구에게 성희롱적인 발언을 강제로 시키고 안 한다고 하면 때렸다”며 “몰래 비상금을 마련해 성희롱을 당한 친구에게 과자를 사주며 사과했다. 그 친구는 상황을 아니까 오히려 ‘괜찮다’고 말을 해줬다”고도 덧붙였다.
A씨는 “내 빛나던 어린 시절을 처참하게 무너뜨린 너희들이 결혼도 하고, 아기도 키우고, 정상인처럼 사는 게 보기가 싫다”면서도 “난 합의금을 받거나 또는 협박, 복수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그냥 사과 한마디 딱 그 정도 아닐까 싶다”고 적었다.
이어 “너희가 괴롭힌 사람이 많아서 짐작이 안 가지? 내가 누굴지 고민하지 말고 그냥 괴롭힌 사람한테 모두 연락을 해보라. 나 말고 내 친구들도 이 일이 트라우마로 남아 수치심 가득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라며 진정한 사과를 요구했다.
이같은 폭로글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강릉판 ‘더 글로리’다”, “소름 돋는 현실”, “이겨내라 트라우마”, “자기 같은 자식들 낳아서 꼭 부끄러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자신도 학폭 피해를 당했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한편 일각에서는 학교폭력 공소시효를 들어 법적 처벌이 가능할지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학교폭력 공소시효는 현행 학교폭력 관련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형법상 폭행죄(공소시효 5년)나 일반상해죄(7년), 강제추행(10년) 등을 적용하고 있다. 1995년생이 중학생이었을 시점은 14~16세인 2008년부터 2010년까지로, 최소 13년 전일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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