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인의 모습이 아닌 영화감독으로 극장가에 찾아온 장항준이 자신만의 체육관을 만들어냈다. 지난 28일 열린 '리바운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이 나의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그의 자신감은 '리바운드'가 진행되는 122분의 러닝타임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리바운드'(감독 장항준)는 부산중앙고의 신임 코치가 된 강양현(안재홍)이 해체 직전의 오합지졸 농구부를 전국 경기로 이끄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그의 아내 김은희가 펜을 잡았기에 더욱 큰 기대를 모았다.
극장가에 찾아온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열풍으로 인해 농구를 소재로 삼은 '리바운드' 또한 흥행 버프를 받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오히려 소재만 같을 뿐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는 전혀 다른 결의 느낌이다. 부산중앙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어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화로 구성됐다는 점만으로도 '더 퍼스트 슬램덩크'보다 더욱 우렁찬 박진감을 선사한다.
서사 또한 청춘을 중심으로 둔 영화인 만큼 풋풋함이 넘쳐흐른다. 신임 코치로 전국 경기에 도전하는 강양현 코치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규혁(정진운)과 기범(이신영) 사이의 대립 구조, 그리고 그들 이외에도 성장기에 놓인 청춘들의 고민들을 서사에 더해 지루할 틈 없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단체 스포츠인 농구 경기를 표현한 배우들의 찰떡 호흡 또한 이 작품의 가장 큰 볼거리다. 그들이 연기자라는 것을 잠시 잊게 만들 정도로 화려한 농구 기술을 선보이는가 하면 실제로 오랜 시간 같은 농구팀이었던 것처럼 훌륭한 팀플레이로 관객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더불어 장항준은 이 배우들을 통해 자신만의 체육관을 완성했다. 적재적소에 다양한 개성을 지닌 배우들을 배치하고, 코미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서사를 연출함에 있어 강약 조절을 유려하게 해내며 실제 부산중앙고 선수들이 지나온 가장 찬란했던 시절을 그대로 포착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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