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4층 짜리 건물에서 떨어져 다친 10대 여학생이 구급차에 실렸다가 2시간 여 만에 숨졌다.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아 다니던 중 사망한 것이다.
28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 15분께 북구 대현동의 한 골목길에서 A(17)양이 한 건물에서 추락해 우측 발목과 왼쪽 머리를 다쳐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A양은 당시 발목과 머리에 타박상이 있는 상태로 의식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출동한 구급대는 오후 2시 34분께 A양을 동구 한 종합병원으로 옮겼지만 전문의 부재를 이유로 입원을 거절당했다. 이에 구급대는 발걸음을 돌려 20분 후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 도착했으나 응급환자가 많아 수용이 어렵다는 답변에 따라 다른 병원을 찾아 나섰다.
이후 구급차는 다른 2곳을 더 전전하다가 오후 4시 30분께 달서구의 한 종합병원에 인계하는 과정에서 A양은 끝내 심정지 상태에 이르렀다.
구급대는 CPR 등을 실시하며 심정지 상태의 A양을 대구카톨릭대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소방 관계자는 "대구 시내의 거의 모든 병원에 전화했었다고 보면 된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북부경찰서는 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업무상 과실은 없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병원과 소방 당국 등을 상대로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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