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룡마을 화재 이주민에 임대보증금·임대료 등 지원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올 1월 발생한 화재 이후 천막을 치고 생활하고 있는 구룡마을 화재 이재민들의 주거 안정성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이재민 중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임대보증금을 전액 지원·감면해주는 방식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구룡마을 거주민 이주 지원대책’을 30일 발표했다.



개포 구룡마을은 예전 도시정비사업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 농지 위에 무허가 판자촌을 형성해 거주하는 지역으로, 2011년 서울시가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지로 조성하기 위해 공영개발 방식의 도시개발사업 추진을 발표했으나 강남구와의 이견으로 개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닐과 판자, 부직포 등으로 지어진 구룡마을의 특성상 화재 등 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번에 발생한 화재로 구룡마을에서는 44가구 68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이중 12가구가 임대주택으로 이주했으나, 나머지 32가구 중 일부는 임대료에 대한 부담으로 이주를 거부하며 화재 현장에 천막을 설치해 생활하고 있다. 현재 거주민 총 1107가구 중 567가구가 이주 완료했으며 540가구가 구룡마을에 남아 거주 중이다.

시는 구룡마을 거주민 1107가구 중 화재 이재민 천막거주자를 포함해 경제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자에게는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를 전액 지원?감면해주고, 그 외 거주민에게는 임대보증금 전액 감면과 임대료를 기존 40%에서 60%까지로 확대 감면해 임시이주를 전면 지원한다. 이달 기준 구룡마을 거주민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231가구, 차상위자는 36가구이며 그 외 거주민은 840가구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자 중 주거급여 대상자는 임대차계약서상 임대료 전액을 주거급여로 지원받고 주거급여 비대상자는 임대료 전액을 감면받는다.

SH공사는 다음달 중 이주 지원대책 관련 안내문을 거주민들에게 개별 통지하고 신청 접수를 받아 5월 1일부터 임대료 등 감면을 적용할 계획이다. 시와 SH공사는 이번 거주민 이주 지원대책 수립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업 시행을 위한 보상계획 공고도 실시한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잦은 재난으로 위험에 노출된 구룡마을 거주민의 주거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조속한 이주와 도시개발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번 이주 지원대책의 시행으로 화재 이재민 천막거주자를 포함하여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께서 빠른 시일 내 이주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지내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