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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술 만난 마술피리…한국적 대사 각색도 신선

내달 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공연

피라미드 모티브 등 화려한 무대

황수미·김건우 등 캐스팅도 주목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마술피리'의 한 장면.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




모차르트 최후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22년 만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딱딱하고 어려울 것만 같은 오페라가 현대 기술과 만났고, 곡 사이사이 대사들도 한국적으로 각색되며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오페라로 재탄생했다.

마술피리는 독일어로 쓰여진 서민적 오페라인 ‘징슈필’의 대표적 작품이다. 이탈리아어로 쓰여지고 모두 노래로만 진행되는 기존 오페라와 달리 곡 사이사이 대사 등 연극적 요소가 가미돼 있다. 마술피리 역시 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징슈필로, 귀족적인 이야기가 등장하는 고전 오페라와 달리 동화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어 처음 오페라를 관람하는 관객이라도 큰 어려움 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마술피리'의 한 장면.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


마술피리는 왕자 타미노가 밤의 여왕에게서 딸 파미나를 자라스트로에게서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여행을 떠나는데, 사실 악당인 줄 알았던 자라스트로가 의로운 사제고 밤의 여왕이 악인이었다는 반전을 맞이하며 악의 세력에게서 승리를 쟁취하는 전형적 권선징악 스토리를 담았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스토리와 모차르트의 음악적 정수로 오랜 세월 무대에 올라 왔다.

곡 사이사이 대사는 한국적으로 각색해 유머도 넣었다. 타미노와 파파게노의 대화에서 “여기로 가면 광화문, 저기로 가면 경복궁. 그럼 여긴 어딜까?”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재치 넘치는 대사가 나온다.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마술피리'의 한 장면.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


무대는 한 편의 3D 영화를 관람하는 것과 같다. 뮤지컬 ‘이프덴’ ‘젠틀맨스 가이드’ 등에 참여한 조수현이 디렉터로 참여했다. 조 디렉터는 “영상과 무대와 서사구조를 잘 융합해 잘 짜여진 공연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집트풍의 배경 영상과 피라미드를 모티브로 한 무대 구성은 판타지적인 요소를 잘 보여준다. 공연 초반 타미노와 시녀, 뱀이 사투를 장면도 배경 영상을 통해 흥미롭게 구현했다.

이번 작품은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주목받았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이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디바 황수미, 오페랄리아 콩쿠르 우승자 김건우, 카디프 콩쿠르 우승자 김기훈 등 스타들이 무대에 오른다. 이 외에도 김순영·박성근·유성녀·김효영·양준모 등이 무대를 꽉 채운다. 연주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지휘는 이병욱이 맡는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오페라 전용 극장이 아닌 만큼 잔향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마이크 등 보조장비를 통해 충분히 보완해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다음달 2일까지.

서울시오페라단 오페라 '마술피리'의 한 장면. 사진 제공=세종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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