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부부가 아들 정모 씨의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지자 연이어 “착하고 바른 학생이었다”며 아들을 감싸는 발언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 변호사는 31일 국회에서 열리는 학교폭력 진상조사를 위한 청문회에 불출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강원도교육청에서 받은 2018년 3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자치위) 회의록에 따르면 정 변호사의 아내는 아들 정 씨를 가리켜 ‘본래는 착한 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아들이) 욕도 안하고 게임도 안하며 정말 반듯하다”며 “친구들과도 깊이 대화하면서 깊이 사귀는 면도 있었는데, 그랬던 애가 민사고 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 아내는 “피해자 어머님들께 너무 죄송하다”면서도 “진작 알려주셨으면 (아들을) 잘 가르쳤을텐데 이런 사태까지 온 것이 너무 안타깝다”며 미리 아들의 학교폭력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을 탓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정 변호사 역시 “물리적으로 때린 것이 있으면 더 이상 변명할 여지가 없겠지만 언어적 폭력이니 맥락이 중요하다”며 아들의 행동이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변호사 부부가 아들을 비호하는 태도는 이후에도 지속됐다. 2018년 6월 강원도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 재심 과정에서 제출한 반성문에서 정 변호사 부부는 “저희 아이 거친 말로 마음의 상처가 생기는걸 알아채지 못했다”며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사내아이라서 일일이 챙기지 못했다”, “저희 아이가 기본적으로 마음이 못된 아이는 아니다” 등의 말도 덧붙였다.
한편 정 변호사는 31일 오전 진행되는 아들의 학교폭력 진상조사를 위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질병 및 피고발 사건 수사 등을 사유로 언급했다. 앞서 지난 21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청문회 개최 안건을 단독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 추진에 반발하며 퇴장해 표결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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