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내려가 5·18 민주화운동 단체를 만난 전직 대통령 고(故) 전두환 씨의 손자 전우원(27) 씨가 “할아버지 전두환 씨는 너무나 큰 죄를 지은 죄인”이라며 무릎 꿇고 사과했다.
전 씨는 31일 광주 서구 5·18 기념문화센터 리셉션 홀에서 5·18 유족과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5·18 학살의 주범은 누구도 아닌 제 할아버지 전두환 씨라고 생각한다”면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용기로 군부독재에 맞서다 고통을 당한 광주 시민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제 가족들뿐 아니라 저 또한 추악한 죄인”이라며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 또한 죄라고 생각하지만, 광주시민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또 “사죄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삶을 의롭게 살아가면서 제가 느끼는 책임감을 (국민들이) 볼 수 있도록, 하나님 앞에서 떳떳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회개하고 반성하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전 씨의 발언에 유족과 피해자들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전 씨는 유족들과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담아 절을 올렸다.
가족들 중에선 유일하게 어머니가 자신의 행보를 지지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전 씨는 “어머니가 저를 자랑스럽다고 말씀하셨다”면서 “나머지 가족들로부터는 연락이 오지 않았고, 저도 연락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뉴욕에서 귀국한 전 씨는 인천공항에서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38시간 만에 석방됐다.
석방 직후 광주를 찾은 전 씨는 하루 동안 호텔과 주변에서 휴식을 취하며 5·18 단체와의 만남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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