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가 초유의 경영권 분쟁 사태를 마무리하고, 창업자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빠진 'SM 3.0' 시대를 맞이했다.
31일 오후 서울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디타워에서 제28기 SM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주총에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2,226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이번 주총 의제는 ▲제28기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장철혁, 김지원, 최정민 사내이사 선임의 건 ▲김규식, 김태희, 문정빈, 이승민, 조성문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창환, 장윤중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이수 및 감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이었다.
앞서 이수만 전 총괄이 하이브와 손을 잡으면서 SM 현 경연진-카카오와 경쟁 구도가 됐지만, 지난 12일 카카오가 SM의 경영권을 가지는 것으로 하이브와 최종 합의하면서 하이브 측 경영진 후보들은 사퇴했다.
이수만 전 총괄의 처조카인 이성수 공동대표이사는 예고했던 것처럼 탁영준 공동대표이사와 함께 이날부로 임기가 종료됐다.
이사회에는 SM 현 경영진이 제안한 장철혁 최고재무책임자(CFO), 김지원 마케팅센터장, 최정민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장 등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김태희 법무법인 평산 변호사, 문정빈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이승민 피터앤김 파트너 변호사, 조성문 차트메트릭 대표 5명이 이름을 올렸다. 민경환 블로코어 파트너는 앞서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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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비상무이사에는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와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가 선정됐다.
카카오가 경영권을 가지면서 SM의 글로벌 사업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장윤중 CEO는 "오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우리는 (SM의) 사업에 가치를 더해 다 같이 성장할 수 있게 하겠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SM-하이브와의 구체화된 협력 방안에 관해 추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수만 전 총괄이 참석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였지만 불참했다. 해외에 체류 중이라는 이 전 총괄은 주총 전 입장문을 통해 "광야는 내 새로운 꿈이었다. 이 꿈을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비난하는 분들이 있음을 안다"며 그러나 늘 그래왔듯이 저는 미래를 향해 간다. 글로벌 뮤직의 세상에 골몰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이름을 따서 창립했던 SM이 오늘로써 한 시대를 마감하게 된다"며 가수 시절 불렀던 노래 '행복'의 가사를 인용했다.
이로써 이수만 단일 체제에서 멀티 레이블 체제로 전환된 'SM 3.0'은 가속화된다. 이성수 대표는 올해 신인 그룹 데뷔와 기존 그룹의 솔로 및 유닛 데뷔 등 다각화된 사업 계획을 밝혔다. 장철혁 CFO는 "회사의 이해관계자인 주주, K팝 팬들, 임직원들의 이익에 부합해 'SM 3.0' 전략을 준비했고 사내의 많은 지혜를 모아 주총안건을 상정했다"며 "모든 임직원이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SM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성장하는지 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주총이 마무리된 뒤 SM 사옥에는 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오케스트라 버전 뮤직비디오가 상영되며 'SM 3.0' 본격화를 알려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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