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40대 여성이 남성 3명에게 납치된 후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납치범 3명은 가상화폐(코인) 관련 사기 사건에 연루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11시 46분쯤 강남구 역삼동 한 아파트 앞에서 40대 여성 A씨가 남성 2명에게 납치됐다. 인근 CCTV와 목격자에 따르면 납치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부터 시작됐다. 남성들은 A씨의 머리카락을 잡은 채 쪽문으로 20~30m를 끌고 가 회색 승용차에 강제로 태웠다. 단 1분여 만에 일어난 일이다. 납치범들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움직였다. A씨를 납치했을 때 쓴 현대차 벨로스터 차량을 대전 인근에 버리고 렌터카로 갈아탔다. 그 뒤 충북 청주로 향했고, 청주에서 렌터카도 버리고 택시를 이용해 경기 성남시로 이동했다.
경찰은 31일 오전 10시 45분쯤 경기 성남 수인분당선 모란역 내 물품 보관함 근처에서 피의자 한 명을 붙잡았다. 그리고 오후 1시 15분쯤에는 또 다른 1명을 성남시에서 추가로 붙잡았다. 이들을 수사한 끝에 공범이 한 명 더 있다는 진술을 받아 마지막 피의자를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검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납치범 3명은 모두 30대 남성으로 직접 피해자를 납치한 건 B(30)씨와 C(36)씨였고, 가장 마지막에 잡힌 D씨는 35세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납치 이후 A씨를 1시간 40분 동안 감금한 뒤 살해했고, 대전 대청댐 인근 땅에 시신을 파묻는 방식으로 유기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술에 따라 시신을 수색하던 경찰은 대청댐 근처 야산에서 실제 시신 한 구를 발견하고 그가 A씨라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대전에 버린 차량에서는 혈흔이 묻은 흉기 등도 발견했다.
수사 과정에서 용의자들 모두 가상화폐 관련 사기 사건에 연루돼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살해 의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가 50억 상당의 가상화폐를 보유했다는 소문을 듣고 이를 빼앗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는지 등도 확인 중이다. 하지만 아직 이번 사건이 가상화폐나 금전과 관련 것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중 1명은 피해 여성과 아는 사이이며 나머지 2명은 면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3명 중 누가 직접 A씨를 죽였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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