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위해 달리는 경주마들 가운데 대다수가 은퇴 후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 대신 사료용으로 도축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은퇴한 경주마 ‘바이킹스톰’이 사료용으로 도축됐다. 통상 말의 수명은 30년 정도로, 경주마들은 보통 5살이 되면 은퇴한다.
국제 혈통서를 지닌 최상급 경주마 바이킹스톰은 지난 2년 반 동안 다섯 차례 우승하며 2억이 넘는 상금을 벌었다. 하지만 경기력이 떨어지자 은퇴 후 사료용으로 도축됐다.
경주마 이력을 관리하는 마사회에서는 바이킹스톰이 승용 목적으로 팔린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팔린 곳은 승마장이 아닌 사료용 말고기를 공급하는 곳이었다.
이처럼 은퇴와 동시에 사료용으로 팔린 경주마는 확인된 것만 26마리에 달했고, 마리당 100만~200만 원에 팔렸다. 경주마를 기르는 데 적잖은 비용이 들기 때문인데, 제도상 불법은 아니다.
제주를 제외하고도 매년 1400여 마리 경주마가 은퇴한다. 이 가운데 승마나 번식용으로 쓰인다고 신고된 건 절반이 채 안 된다. 대부분의 은퇴 경주마가 사료용으로 도축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반려동물처럼 인식하는 말을 다시 반려동물의 사료로 쓴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많이 충돌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주마와 식육용 말을 구분해 기르고 은퇴 경주마를 위한 복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도 은퇴한 경주마를 도축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100억 원의 복지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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