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입막음’ 사건으로 인해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뉴욕 법원에 출석한 뒤 당일 밤에 플로리다에서 연설할 계획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사법제도의 무기화’를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기소 이후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결집하며 그의 지지율이 치솟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4일 오후 8시 15분 팜비치에 있는 자택 마러라고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뉴욕 법원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판사 앞에 서서 자신의 혐의를 통지받고, 이 혐의에 대해 유무죄 주장을 밝히는 '기소인부절차'가 열린다.
또 법원으로 이동하기 전 맨해튼 검찰청에서는 다른 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지문을 찍으며 유전자를 채취당하는 것은 물론 법적 권리 등을 알리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적용된 혐의를 모두 부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변호하는 조 타코피나 변호사는 “기소 내용을 받은 뒤에 그것을 해부할 것”이라면서 “법률팀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모든 잠재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어떤 법도 해당하는 게 없기 때문에 (기소를) 기각해달라는 요청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로 돌아와 어떤 내용의 연설을 할 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의 측근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이 민주당 정권의 사법 시스템을 통한 정치적 탄압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 기소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쟁자들 사이에서 대선 지지 1위를 되려 굳히고 있다. 특히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추세다. 야후 뉴스와 유고브의 지난달 30일~31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 주지사와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57%대 31%로 26% 포인트나 앞섰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가상 양자 대결에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4% 포인트 우위를 보였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어, 다른 대선 주자들이 관심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법원 출석을 앞두고 뉴욕 맨해튼 일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출석 당일 뉴욕지방법원 근처 거리에서 차량 통행이 통제될 예정이며 인근 지역에서의 주차조차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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