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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은 귀가"…남자만 산불현장 투입한 대전시 '성차별 논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갈무리




지난 주말 대형 산불이 발생한 대전시에서 시와 자치구 전 직원 동원령을 발령해 진화작업에 나선 가운데, 여성 공무원들만 산불진화 비상근무 소집에서 제외한 것으로 나타나 성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무원 A씨는 지난 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대전 산불 남자만 공무원인가?’라는 제목으로 대전시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산불현장에 비상대기중인 여직원 및 집결중인 여직원은 귀가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후 발송된 ‘산불 관련 근무 안내’라는 제목의 메시지에는 ‘산불 비상근무를 위해 남자 직원들은 3일 오전 6시까지 동편 주차장에서 버스에 탑승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아까는 여직원 퇴근 시키더니 내일은 남자 직원만 모이라고 한다”며 산불을 진화하는 과정에서 대전시가 여직원들은 귀가시키고 남직원들만 비상근무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공무원 B씨는 “처음엔 특정 장소로 전 직원 소집 문자를 보내더니 1시간쯤 뒤엔 여직원들은 돌아가라는 문자를 보냈다”며 “남아서 들어갈 장소도 없이 대기하는 남직원들이 안타까웠다. 결국 누군 남고, 자리 떠나는 여직원들도 서로 불편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C씨는 “같은 직원이지만 남직원만 찾는다. 숙직도 남자만, 산불 근무도 남자만 한다”라며 또 다른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 메시지에는 “각 관과 소 주무 팀장 및 서무분들께서는 투입 인원 선발해 즉시 행정과로 통보 요청(남직원 선발, 소집 인원 별송), 4월 3일 7시 15분까지 군청 집결될 수 있도록 조치 바람”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2일 대전 서구 산직동과 맞닿은 충남 금산군 복수면에서 산불이 나고 있다. 연합뉴스 갈무리


대전시의 이 같은 근무 지침을 두고 블라인드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성차별’이라며 불만을 내비치는 글이 쏟아졌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누구든지 산불을 꺼야 하는 상황 아닌가”, “남자가 여자보다 호흡기가 더 튼튼한가” 등의 반응이다.

공지 문안을 작성한 대전시청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산불 진화라는 업무 특성상 여성분들이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험한 길을 오르내리고, 굴러떨어지기도 하고, 물도 날라야 하는데, 신체적으로 여성분들보다는 남성들이 유리한 것은 맞는다”면서 “두 번째 메시지는 산을 실제로 오르내리는 필수인력만 남고,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는 일을 하는 일부 여직원은 철수하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솔했다. 사려 깊지 못한 지시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일 낮 12시께 대전 서구에서 산불이 발생해 민가 2채, 암자 1채가 소실됐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대전시는 산불 진화와 각종 업무에 180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완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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