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의 분수령이 될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의 현지 실사가 3일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우리 정부와 국회, 기업인들이 원팀(one team)으로 뭉쳐 강력한 유치 의지를 보이자 실사단도 “인상적”이라며 호응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사단을 만나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라며 성공적 개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고 국회는 ‘엑스포 유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해 확고한 의지를 대내외에 표명했다. 주요 기업의 총수들도 유치전에 직접 뛰어들어 대한민국 부산의 경쟁력을 홍보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BIE 실사단과 만찬 행사를 갖고 “2030 부산엑스포는 우리가 가진 다양한 경험과 강점을 공유하고, 인류가 당면한 도전 과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혁신을 창출할 계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부산엑스포는 공동의 평화와 자유, 번영을 추구하는 축제 같은 엑스포가 될 것”이라면서 인류 보편의 가치를 내세우며 유력 경쟁자인 사우디아라비아 대비 강점을 부각했다.
만찬에 참석한 최태원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은 “엑스포 유치 약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공적인 엑스포 개최를 위해 재정을 100% 보장하겠다”고 말해 실사단의 박수를 받았다. 파트리크 슈페히트 BIE 실사단장은 “실사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여러 분야에 걸친 광범위한 지지”라며 “대통령님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감사하고 특히 국회에서도 만장일치로 지지해주신 점이 매우 인상적”이라고 화답했다.
전일 입국한 BIE 실사단은 7일까지 서울·부산을 돌아보며 유치 역량, 준비 상태, 국민적 관심도를 심층 평가한다. 실사단의 이번 방한은 엑스포 유치의 향배를 가를 중대 변수로 꼽힌다. 실사단은 방문을 토대로 실사보고서를 작성해 6월 말 171개 BIE 회원국들에 배포한다. 해당 자료는 올해 11월 총회에서 회원국들이 최종 개최지 투표를 하는 데 기초 자료로 쓰인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가 유치 경쟁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이날 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서유럽 최초로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실사단과 릴레이 면담을 진행했다. 정부 고위층이 실사단을 일일이 환대하며 국빈급에 버금가는 예우를 펼친 것은 “모든 정부 기관은 BIE 실사단의 방한 일정 지원에 만전을 기하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 때문이다. 박 장관은 실사단을 만나 세계 최빈국에서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강점을 부각하면서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겠다고 약속했다. 외교부는 “실사단원들은 본인들의 궁금증을 대부분 해소해줬다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반응을 전했다.
여야도 모처럼 정쟁을 멈추고 엑스포 유치를 위한 초당적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성공적 유치 및 개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재석 의원 239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김진표 국회의장이 결의문을 전달하기 위해 실사단이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는 국회의원 전원이 기립해 박수로 환영했다.
결의안에는 △부산엑스포 유치 및 개최에 필요한 제반 사항에 대한 초당적 협조와 지원 △부산 유치 확정 시 지원을 위한 특별법 즉각 제정 및 조직적·재정적·제도적 사항 등에 대한 지원 등이 담겼다. 김 의장은 국회에서 여야 대표와 함께 실사단을 만나 “여야는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도 엑스포 유치를 위한 민간외교에 나섰다. 대한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실사단 환영 오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최 민간유치위원장 “한국과 부산은 준비가 됐다”면서 “실사단 여러분들께 한국 최고의 맛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사단의 오찬 행사장 길 안내를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보행 로봇 ‘스팟’이 맡으며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내세우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부산 지역 7개 삼성스토어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광고를 선보이며 유치 열기를 끌어올렸고 LG그룹도 실사단의 동선에 맞춰 인천국제공항·서울역·부산역 등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광고 영상을 게재하며 유치를 조력했다.
실사단은 4일 부산으로 내려가 개최 예정 부지를 시찰하고 인프라를 살펴볼 예정이다. 정부 측은 방한 기간 총 네 번의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재원 계획, 교통 및 숙박 대책 등 2030년 엑스포의 청사진을 보여주겠다는 구상이다. 7일까지 부산에서는 ‘엑스포 불꽃쇼’ ‘K컬처 나이트’ 등 각종 문화 행사도 열린다. 한 총리는 “지금이야말로 유치 역량, 국민적 지지와 열망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며 “국민 한 분 한 분 부산엑스포 유치의 홍보대사가 돼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