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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에듀테크계 삼성' 나오려면

신중섭 사회부 기자

신중섭 사회부 기자




지난주 영국 런던 중심부와는 다소 멀리 위치한 동부 지역 한 건물에 세계 각국의 교사와 학생, 기업 관계자 등 3만여 명이 모여들었다. 에듀테크 업계에서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만큼이나 권위 있는 세계 최대 박람회 ‘베트쇼 2023’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이 박람회에 우리 교육 기업들도 꾸준히 참가해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는 총 22개 업체가 참가해 각자 기술을 뽐냈다. 단 몇 시간 만에 준비한 모든 팸플릿이 동나는가 하면 해외 기업·기관과 대규모 계약을 맺는 등 세계 교육 관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최초 수상은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지만 3개 기업이 ‘베트 어워드’ 결선에 진출하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세계 무대에서는 선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지만 국내에서의 활약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공교육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생태계가 조성돼 있지 않다는 게 참가 기업들의 하소연이다. 데이터가 핵심인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위해 오랜 시간 축적된 공교육 데이터를 개방해달라는 것도 기업들의 주된 요구 중 하나다.

영국은 민관 협력 생태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에듀테크 선도 국가로 발돋움했다. 한국도 저력은 충분하다. 에듀테크의 기반인 교육과 정보기술(IT) 두 분야 모두 강한 나라다. K에듀테크가 ‘신(新) 한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이유다. 글로벌 에듀테크 시장은 2025년 501조 원까지 커질 정도로 성장이 기대된다. 기업들은 이미 ‘에듀테크계의 삼성’이 되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물론 교육을 산업 관점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개인정보 문제나 과도한 기기 사용에 따른 문제 등 부작용도 진지하게 고려돼야 한다. 개발 당시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고 했던 발명품들이 결국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듯이 교육계 역시 챗GPT를 비롯한 기술의 물결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기술 활용의 초점은 무엇보다 ‘교육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가’에 맞춰져야 한다. 이는 교육 주체들이 상품을 선택하는 이유와도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기업들 역시 에듀테크계의 삼성이 되기를 원한다면 꼭 새겨야 하는 부분이다. 교육부가 곧 발표할 ‘에듀테크 진흥 방안’이 교육과 산업 모두 ‘윈윈’할 묘책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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