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미국 10대들은 VR 헤드셋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미국 투자회사 파이퍼 샌들러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VR 헤드셋을 소유한 미국 10대는 전체의 29%인 것으로 나타났다. 헤드셋을 매일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이 중에서도 4%에 불과했다. 전체 10대 가운데서는 매일 사용하는 비중이 약 1% 정도에 그친 셈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VR 헤드셋을 쓴다고 밝힌 응답자도 14%로 많지 않았다. 미국 10대들의 아이폰 보유 비중이 87%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10대들은 VR 헤드셋을 사는 것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VR 헤드셋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7%에 그쳤고 구매에 확신이 없거나 관심이 없다고 답한 이들은 52%였다. 이번 조사는 2월 미국에 거주하는 10대 5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0대들은 새로운 기술을 일찍 받아들이는 특성이 있는 만큼, 이들의 선호도는 산업의 성공 여부와 방향성을 나타내는 척도로 평가된다. 파이퍼샌들러는 "미온적인 사용은 VR 기기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을 뿐 아니라, 이 기기가 스마트폰에 비해 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 CNBC 방송은 애플이 이르면 6월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혼합현실(Mixed Reality·MR) 헤드셋이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평했다.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도 올해 연말 새 VR 헤드셋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는 최근 VR 헤드셋 '퀘스트 프로'와 '퀘스트2'의 가격을 인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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