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한 촬영장에서 플루티스트 최나경은 “저는 클래식 음악을 하는 사람입니다. 클래식은 오랜 세월에도 유행을 타지 않고 빛을 발하며 사랑받는 음악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화장품은 저에게 클래식 같았어요. 그래서 조금 어색하지만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라며 첫 모델 활동의 소감을 전했다.
최나경은 모델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을 기회 삼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세계적인 플루티스트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했던 최나경은 클래식 연주자들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떻게 커리어를 시작해야하나 고민 중인 음악도들이 많을거라 생각해요. 저는 콘서트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지만 무언가 도와주고 싶어서 우선 피아니스트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많은 연주회가 취소되어 공연계가 큰 타격을 입었다. 최나경은 어려움을 겪는 신인 음악가에게 이름을 알릴 기회를 주고자 SNS에 공고글을 올렸다. 일 년에 넉 달 이상 자가 격리에 들어갔던 최나경 역시 다른 악기와의 협연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랜선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에는 한국, 오스트리아, 미국 출신의 재능있는 피아니스트 3명이 선정됐다. 각자의 위치에서 촬영하여 협연처럼 편집한 ‘라이네케 소나타 운디네’는 유튜브 평균 조회수 5천 이상을 기록했다.
최나경은 3년 넘게 연구해온 ‘스마트 케이스’도 출시했다. 처음으로 디자인부터 제작 단계까지 전적으로 참여했다. 기존 케이스는 길어서 악기 가방이 따로 필요하거나, 악기가 맞지 않아 흔들리는 문제점이 있었다. 최나경은 연주자로서 느꼈던 단점을 최대한 반영하여 플루티스트들의 고민을 해결했다. 스마트 케이스는 카본으로 만들어져 일반 가방에 넣어도 될만큼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다. 나무로 아름다움까지 살린 플루트 케이스라 혁신적이다. 최나경은 연주에만 그치지 않고 케이스처럼 플루티스트에게 필요한 연구에도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해외 공연이 취소되어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플루트 입문자를 위한 ‘최나경의 플루트 교실’(2021년), ‘최나경의 플루트 연주곡집’(2023년)을 집필했다. ‘최나경의 플루트 교실’에는 운지법부터 기초 테크닉 등이 수록됐다. 이 교본은 전공자들을 위한 교재만 있었던 출판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세계적인 현역 프로 연주자가 직접 쓴 초보자 교본’으로 출판 일주일 만에 품절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난 3월 출간된 ‘최나경의 플루트 연주곡집’에는 재즈, OST, 동요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담겨있다. 최나경은 많은 사람들이 플루트를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직접 편곡했다. 피아니스트 백솔희와 함께 듀엣 연주를 해보며 해설도 작성해 총 4권의 연주곡집을 완성했다.
영국 저명한 클래식 잡지 ‘신피니뮤직’에서 ‘음악 역사 이래 최고의 플루티스트 중 하나’로 선정된 최나경은 국내는 물론 세계 클래식 음악계에서 존재감 있는 플루트 연주자이다. 한국인 관악기 주자로는 최초로 미국 및 유럽 메이저 오케스트라에 입단했으며, 비엔나 심포니의 첫 여성 수석을 역임했다. 현재는 풀타임 솔리스트로 활동하며 유튜브 채널 ‘Jasmine Choi 최나경’을 개설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6만 구독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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