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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하루]근대 올림픽의 탄생

최호근 고려대 사학과 교수

1896년 4월 6일





1896년 봄 고대 그리스의 제전이 아테네에서 부활했다. 기원 후 393년을 끝으로 중단됐던 올림픽이 다시 열린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세 가지를 통해 자신들과 다른 민족을 구별했다. 그리스어·민주주의·올림픽이 바로 그것이다. 이 셋이 모든 그리스인을 하나로 만들었다.

그리스의 전통은 시간이 흐르면서 유럽의 전통이 됐다. 고전기 그리스를 이상화하는 유럽인의 그리스 애호 전통이 근대 올림픽의 탄생을 가져왔다. 피에르 쿠베르탱 남작의 헌신에 힘입어 1896년 4월 6일 아테네에서 올림픽이 개최된 것이다. 이로부터 108년 후인 2004년 아테네에서 하계 올림픽이 다시 열렸다.

근대 올림픽은 고대 올림픽과 같은 듯 달랐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점은 참가자들의 국적과 성별 개방에 있었다. 과거의 올림픽은 그리스인 남자들만의 배타적 잔치였다. 하지만 올림픽은 이제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지구촌의 행사가 됐다.



한 세기가 넘는 동안 올림픽은 꾸준히 진화했다. 올림픽의 상징이 된 성화는 1928년에 처음 등장했고 성화 봉송은 1936년에야 도입됐다. 선수들이 잘 곳을 찾아 헤매는 풍경이 사라진 것은 1932년 선수촌이 조성되면서부터였다. 올림픽의 피날레로 일컬어지는 마라톤 코스도 첫 대회 때는 42.195㎞가 아니었다. 축구가 공식 종목에 포함된 것은 1908년의 일이다.

진화는 결코 순탄한 과정이 아니었다. 손기정이 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마라톤에서 우승했던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파시즘의 쇼케이스로 전락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는 미국을 필두로 66개국이 불참했다.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보이콧의 이유였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4년 뒤인 LA 올림픽 때는 소련을 포함한 15개 국가가 참가하지 않았다.

올림픽은 우리 국민의 집단 기억에서도 중요한 행사로 남아 있다. 양정모가 한국인 최초로 레슬링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것이 1976년 몬트리올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은 대한민국이 세계 무대에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2036년 서울에서 우리가 다시 올림픽의 향연을 전 세계인과 더불어 즐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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